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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잘 있습니다 - 엄지사진관이 기록한 일상의 순간들
엄지사진관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3월
평점 :

소중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더 많은 마음을 주게 된다. _86
띠지를 벗기면 폴라로이드 느낌의 표지가 나를 반긴다.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생활자의 시선으로 제주를 바라본다.
그래서 그런지 잔잔하게 차분하게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가 몽글몽글 퍼져나간다.
왜 제주를 좋아하는지 여전히 이유를 알지 못한다는 작가님. 우리에게도 이유가 없어도 좋아지는 무언가가 있지 않은가.
어른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살아가는 것같다.
도전하려는 모습, 한 걸음 나아가려는 용기, 일상의 중심을 잡고 더욱 단단해질 작가님의 모습에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진이 풍성하게 들어있어 조금은 대리만족하며 제주의 풍경을 즐겼다.
그래도 역시 제주도, 가고 싶어지는 날이다.
사실 나는 필름 카메라 하나만 들고 골목길을 걸을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해진다. 매번 같은 지붕, 같은 골목길이라도 그 순간이 좋다. 온전한 순간을 누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반복되는 일상이 나에겐 어느 무엇보다 가치 있고 소중하니까. 누군가는 지루하게 바라볼 수 있는 느린 리듬이 고요함이 값지다. 카메라에 일상을 담겠다는 생각이 쌓이고 쌓여 나의 지구력이 되었다. 좋하는 것을 기록하며 아주 오래 걷고 싶다. _131
열심히 살면 뭐든 원하는 대로 될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때로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이 중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계획이 틀어지고 방향이 어긋나도 스트레스받지 않는 유연함이 필요하기도 했다. 그 시간들을 지나 온전한 나로 살게 되자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도전이라고 느낀다. 처음 서른이 되었을 땐 앞자리가 바뀐다는 이유로 괜히 감정적이었건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30대가 좋다. 잊고 있던 20대가 나를 이만큼 성장시켰다. 돌이켜보면 호시절이라 생각했던 순간들마다 내게는 한 페이지가 되었다. 후에 한 권의 책이 되었을 때 예쁘게 접힌 페이지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오늘도 호시절을 향해. 누가 뭐라 해도, 최선을 다했다. _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