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유재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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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파가 한 인생을 두 손으로 받아줬다면, 염사는 한 인생을 갈무리하여 두 손으로 보내주는 사람이다. 인생사에 꼭 필요한 일이다. _178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아닌, '예'를 행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한 인생을 두 손으로 보내주는 장례지도사 유재철 저자의 이야기.

36살 장례지도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30여 년간 무연고자부터 대통령까지, 이주노동자부터 재벌 총수까지 장례를 이끌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들어있다.
그 속엔 장례지도사의 직업에 대한 소개부터 장례지도사가 가져야 하는 태도, 마음가짐, 나아가 진정한 장례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당시 염장이에 대한 편견이 가득했던 시작부터 우리나라 장례 문화, 죽음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직업으로 마음먹음과 동시에 전국을 돌며 공부하고 배우는 모습부터 잘못된 장례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과 고인을 대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고인의 손, 발, 눈, 코, 입과 귀, 그리고 얼굴로 보는 그들이 삶에 남기고 간 질문들.
그 주변에 있었던 진심을 담은 염습 봉사자들.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함.
진정한 장례의 의미와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모습 등.​
읽으면서 유재철 명장의 장례지도사로서의 사명감이 느껴졌고, 나에게 죽음과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을 덮으며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간을 가져 보아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책 속엔 유서가 아닌 살 날이 많을 때, 건강할 때 자신의 죽음을 들여다보는 '엔딩 노트'를 권하고 있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며 어떻게 잘 살 것인지,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나의 마지막의 모습을 생각해보며 나에 대해 돌아볼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


누군들 자신 있게 자신의 인생이 완벽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완성을 향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미완성으로 끝나는 게 우리 인생이다. 엔딩노트가 인생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주체적인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준다. 자기 삶을 자기 손으로 마무리하는 것만큼 잘 산 인생이 있을까? 이제는 나의 엔딩노트를 쓸 시간이다. 고치고 또 고치더라도 정신 말짱할 때, 사지 건강할 때, 나의 죽음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보길 바란다. 다음 해에, 아니면 몇 년 후에 보고 다시 작성할 수도 있다.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해볼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_246​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인생인데 우리는 '내일'이 당연할 줄 알고 살아간다. 후회 없이 산 인생이 잘 산 인생이라는데, 우리는 매일 후회할 일을 하며 산다. 죽지 전에는 후회할 일을 청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죽음의 기로에 서보니, 매일 후회할 일을 반성하지 않으면 죽기 전에 그 일을 청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_249

'죽음'은 살아 있을 때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주제다. 나는 어떤 죽음을 맞고 싶은지, 나의 마지막 모습은 어떻길 바라는지, 죽음 직전까지 어떻게 살아야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지 지금 당장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것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_260


[김영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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