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에세이&
김현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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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도 크기가 있을까? 행복에 관해 자주 생각하는 요즘이다. 크고 무거운 행복이 아니라 작고 가벼워서 어디든 들고 갈 수 있고, 언제든 버릴 수 있고,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행복. 시시한 생각이지만, 창문을 활짝 열고 방바닥에 누운 채 생각에 생각을 잇다보면 '이거 꽤 행복한걸' 하고 어깨를 으쓱하게 되기도 한다. 행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이르노니. 엄청 근엄하게 말한다면, 그런 주제를 담은 무수한 글들처럼 듣는 사람의 맥이 탁 빠지겠지? 하지만 맥 빠지는 행복도, 있을 수 있는 행복. _90


시인 김현이 전하는 담백하며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일들 속에서 시인의 감수성이 녹아져있다.
문장 하나 하나에 담긴 진심.
꾹꾹 진심을 눌러담은 문장들.
한 문장 한 문장 느긋하게 읽히며, 천천히 마음에 스며든다.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꼬집어주며, 나의 생각을 확장시켜준다.
계절의 동사를 생각해보며, 행복이 무엇인지, 어른이란, 삶이란, 죽음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
"사랑, 하죠."
이 책은 사랑을 말하고, 표현하고, 전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어른은 이미 지나간 시간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지기도 한다. 그게 어른의 일 중 가장 어른다운 일. _139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란 삶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일임이 분명하다. _142

어릴 때는 알지 못했으나 어른이란 어디서든 울음을 터뜨릴 줄 아는 이라는 걸 커가며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른이란 어디서든 웃음을 터뜨릴 줄 아는 이라는 걸 어릴 때는 알지 못했다는 걸 깨쳤다. _145​

어른은 타인의 얼굴에서 시간을, 시간에 힘입어온 기쁨과 슬픔을 읽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다. _149​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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