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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평점 :

아무 죄도 없는 여자애가 그곳에 죽어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될 멋진 장래와 느닷없이 단절된 채, 그 자리에 죽어 있었다. _301
유키코는 문화센터에 간다며 딸 나오코를 언니 사토코에게 맡긴다.
집에는 치매걸린 시아버지와 나오코만 둔 채, 사토코는 자신의 딸 가요와 잠시 집을 비운다.
가요의 치과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나오코가 사라졌다.
사라진 나오코는 집 안마당 능소화 나무 아래에서 시체로 발견되는데...
꽃송이 아래에서 발견된 4살 아이의 시체.
평범한 가정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진실과 거짓 사이 각자의 속마음이 하나씩 밝혀지며 나오는 섬뜩한 진실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중간에 범인이 밝혀지는 듯 하지만, 역시 쉽게 범인의 정체를 알려주지 않는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속마음을 고백하며 진행되는데,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계속 범인이 바뀐다.
화살표들이 제각기 엇갈려가는 느낌이 들면서, 역시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아이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
어른들의 숨겨진 비밀들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드러난 진실 속에서 씁쓸해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범인이 밝혀지며, 마지막까지 숨 막히며 봤다.
책을 덮어서도 한 여름 찐득찐득한 기분이 이어지며, 아이의 죽음에 다시금 마음이 묵직해진다.
이 모든 건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소설 『백광』은 반전이 백미인 추리 소설인 만큼 지금 출판사 공식계정에서 "범인 정체에 놀라지 않았다면 전액 환불해드립니다" 환불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인스타그램 @studioodr 에서 확인해주세요.*
아직 재료가 고갈되지 않은 것은 두 가지 과거뿐이다. 만세 소리와 아내의 미소로 배웅을 받으며 죽음의 길을 떠났던 전쟁 통의 그날 밤, 그리고 천신만고의 항해 끝에 도착한 남태평양의 섬, 허연 불꽃어럼 작열하는 태양 빛이 내리쬐는, 새파란 바다에 둥실 떠오른 듯한 원색의 섬. 그 두 가지는 몇 번을 떠올려도 처음과 똑같이 선명하게 내 머리와 몸을 온통 점령한다. 전쟁 끝난 뒤의 지난 몇십 년 동안의 내 인생은 그 두 가지 과거를 떠올리는 것뿐이었으니까. _14
[스튜디오 오드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