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섞이고 완벽히 녹아들 시간

서로 섞이고 완벽히 녹아들 시간 - 스탠딩에그 커피에세이
에그 2호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12월

 'The best coffee is the coffee you like.'

어디선가 좋은 음악이 흐를 때, 올해 첫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 때, 좋아하는 사람과 마주하고 있을 때…….
똑같은 커피도 분명 훨씬 맛있게 느껴지니까.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아니,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매일 한 잔의 커피를 마신다. 물론 두 잔을 마시는 날도 있다.
12월, 1월 커피를 마시는 시간에 2-3꼭지씩 읽어나갔다.
왠지 커피 마시며 읽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커피가 좋아서 카페까지 차린 저자의 커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마셨던 커피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 많지만, 멀다 멀어ㅜ

나에게 인상깊었던 커피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아메리카노를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커피 메뉴에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특히 플랫 화이트 마셔보고 싶다. 
예전부터 마셔봐야지 말만 하고, 꼭 그 날의 기분은 아메리카노라...(아닐 때가 있나?;)
심지어 카페 알바 한 적이 있는데, 마실 기회가 있음에도 역시 아메리카노.

역시 커피는 맛도 맛이지만, 그 날의 분위기, 그 날의 기분, 누군가와 함께 마신다는 거에 커피 맛이 더 좋아지는 것같다.

​
우리가 무미건조한 하루를 버틸 수 있도록, 그리고 내일을 다시 기대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언가에 깊은 애정을 쏟는 것, 조금만 더 오랫동안 바라보고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추출'해내려는 노력이 아닐까요? 나의 수더분한 일상 속에서 분명, 뭔가 의미가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것이 꼭 커피가 아니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는 아메리카노를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1분만 더 있다가 드세요.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에 섞는 거잖아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물과 에스프레소는 서로 다른 성분이라서, 서로에게 완벽히 섞이고 녹아들 시간이 필요해요. 그제야 진짜 아메리카노가 되죠."

어쩌면 유난스러움이야말로 이 세상을 바꾸는 커다란 동력이며, 타인의 다양한 유난스러움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