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 박서련 일기
박서련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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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기가 아니지만 일기는 나니까. _8​]


사랑스러운 셜리들이 나오는 「더 셜리 클럽」을 읽고 작가님의 이름이 기억에 남았다.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의 책 제목에서 처음 서평단에 신청할 땐 음식에세이인가 싶었다. 그러다 부제의 '일기'라는 단어에 그럼 음식일기인가 싶었는데, 읽어보니 정말 '일기'였다.

누군가의 일기를 엿본다는 건, 그 사람의 일상이 궁금하고, 그 사람의 내밀하고 진솔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는 것이 아닐까?

나는 지금까지 (어릴 때 숙제로 일기 쓴 기억 빼곤) 일기를 쓴 적이 없어서 어떻게 써야할지,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흐지부지 넘어간 적이 많다.
작년 「일기시대」를 읽고 일기를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실천하지 못했다.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이 책도 일기를 써보고 싶게 만든다.

['이러한 사건과 경험이 있었고 그렇게 생각했다는 기억과 인상을 가지고 있다.'
거의 모든 일기가 이런 식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다. 몸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만큼 안에서 일어나는 의식의 변화도, 아니 어쩌면, 안의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_51​]

이 책 속 문장을 통해 일기라는 글쓰기로 내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글쓰기'라는 행위에 부담감을 느꼈다. 작년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그냥 책만 읽었다. 그러다 책에 대한 감상을 짧게나마 남겨보려고 인스타를 시작하게 되었다. 확실히 기록을 해두니 다시 볼 수 있고, 그 때의 기억이나 감정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사실 아직 글쓴다는 건 어렵다. 특히나 내 안의 것을 표현한다는 건 더욱 그런 것 같다.

나는 내 감정을 대충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작가님의 솔직하고 날 것의 느낌이 물씬나는 일기를 통해, 나도 내 감정을 일기로나마 털어놓고 싶어졌다.
일기를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던 내게 조금은 용기를 준 것 같다. 역시 시작은 어렵지만, 조금씩 시작해봐야지.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아느냐고 물어봤을 때 Y는 실명과 나이. 핸드폰 번호. 사는 곳. 별자리. 직업. 이런 것들을 한 열 가지 정도 나열하고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네요, 그렇죠? 하고 말했다. 그 정도만 알아도 충분히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게 이상하고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도 Y에 대해 그 정도밖에 모른다. 더 뭘 알면 좋을지 모르겠다. _135​]

작가님 곁의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
날 위해 대신 울어주는 사람, 밥 먹다 울어도 이해해주는 사람, 글쓰기를 나아가게 하는 사람, 나에 대해 몇 가지만 알아도 충분히 나를 좋아하는 사람, 덩달아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사람 등.
나에게도 이런 사람들이 있기를 바라고, 나도 이런 사람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나도 내가 과대망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적어도 누군가 내 사고회로에 접속하고 있다는 망상은 아니다),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상하다. 내 일기에서만큼은 이런 일들을 마음껏 이상하게 여겨도 되겠지. 일기 말고는 내 편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지나고 보면 더 그럴 것이다. _182]


서평단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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