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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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 그들에게는 저마다 자신만의 전쟁이 있다_162
 
이 책은 전쟁에 직접 참전하고 살아남은 200여 명의 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아니 어쩌면 200여 명이 아닌 수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어 있을수도. 
 
우리는 지금까지 남성 중심의 전쟁의 역사를 보아왔다. 여성의 이야기가 빠져있는. 그들은 침묵하고 있었다. 전쟁을 겪은 여성들의 다양한 시각으로 본 전쟁의 참상, 전쟁의 추악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전쟁만이 아닌, 승리 후의 끝나지 않은 또다른 전쟁까지 말하고 있다. 
 
독파챌린지에서 책 소개를 보는 순간,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혼자서라면 내가 과연 이 책을 선택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을까?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는다는 것에 위안삼아 읽어 나갔다. 이 책 속엔 수 많은 말줄임표(......)가 있다. 이 말줄임표 안에는 수 많은 감정들이 담겨있다. 실제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의 격해진 감정, 숨을 고르는 순간, 침묵 속에 감쳐져 있는 진심 등 여러 감정들이. 책 속에 쓰여진 수 많은 사연들에 나는 먹먹함에, 화남에, 슬픔에, 안타까움에, 고통에, 절망에 충격을 느꼈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그려지는 참담함과 먹먹함을. 이 책을 읽음으로 이 많은 것들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알아야겠기에. 지금도 어디선가는 전쟁이, 테러가 난무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 역사는 거리에 있다. 군중 속에. 나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조각들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들은 반 페이지만큼의 역사를, 또 어떤 사람은 두세 페이지만큼의 역사를. 우리는 함께 시간의 책을 써내려간다. 저마다 자신의 진실을 소리 높여 외친다. 하지만 뉘앙스의 함정. 그래서 이 모든 진실의 외침을 명확히 들어야만 한다. 이 모든 것 안에 녹아들고 이 모든 것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잃어버려선 안 된다. _26
 
💬 우리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 우리한테 물어봐. 우리가 죽고 난 다음에 멋대로 역사를 바꾸지 말고. 지금 물어봐...... _59
 
💬 단 하루라도 좋으니 전쟁 없이 살고 싶어. 전쟁 같은 건 까맣게 잊어버리고...... 하루라도 그런 날이 있었으면...... _201


💬 남자들은 전쟁에 다녀왔기 때문에 승리자요, 영웅이요, 누군가의 약혼자였지만, 우리는 다른 시선을 받아야 했지. 완전히 다른 시선...... 당신한테 말하는데, 우리는 승리를 빼앗겼어. 우리의 승리를 평범한 여자의 행복과 조금씩 맞바꾸며 살아야 했다고. 남자들은 승리를 우리와 나누지 않았어. 분하고 억울했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 _221
 
💬 공병들의 전쟁은 실제 전쟁이 끝나고도 몇 년이 더 지나서야 정말로 끝이 났어. 공병들이 다른 누구보다 오래 전쟁을 치른 거지. 이미 승리한 마당에 폭발을 기다린다는 게 말이 돼? 폭발의 순간을 기다린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 승리 후의 죽음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죽음이야. 두 배나 더 무섭고 끔찍한 죽음. _392
 
💬 전쟁터에서는 모든 게 너무도 빨리 일어났어. 삶도 죽음도. 겨우 몇 년 사이에 우리는 그곳에서 인생 전체를 산 셈이지. 그런데 그걸 누구한테도 설명을 못하겠는거야. 그곳에선 시간이 다르게 흘렀다는 걸...... _421
 
💬 전쟁, 그건 끊임없는 장례식이야...... (...) 내가 당신에게 들려줄 건 장례식 이야기밖에 없어...... _487
 
💬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승리...... 예전엔 그네들에게 삶이란 평화와 전쟁으로 나뉘는 것이었다면, 이제 그네들에게 삶은 전쟁과 승리로 나뉜다. 또다시 두 개의 다른 세상, 두 개의 다른 삶이다. 기껏 증오하는 법을 익혔는데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오래전에 잊힌 감정들을, 잊힌 말들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전쟁의 사람이 전쟁의 것이 아닌 사람이 되어야 했다..... _511

💬 전쟁이 끝나고 나서 나는 오랫동안 하늘을 보기가 두려웠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지 못했지. 갈아엎어놓은 들판을 보는 것도 무서웠어. 그 땅 위로 벌써 떼까마귀들이 유유히 돌아다녔지. 새들은 전쟁을 빨리도 잊더라고..... _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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