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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엇나가야 제맛
서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평점 :

인친님의 책 리뷰와 함께 제목+표지까지 시선 강탈로! 궁금증이 무럭무럭 생겨 읽게 되었다.
청귤차와 함께!
프롤로그부터 재밌잖아.
나는 책이 놓여 있던 베개 옆에 블랙홀이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묘한 일은 계속해서 생겨났다. 막걸리와 양주를 섞어 마시자 하루가 사라졌고, 엠티를 갔다 왔을 뿐인데 나 빼고 모든 동기들이 커플이 되었다. 현기증이 날 만큼 공부했지만 장학금을 받을 수 없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아기인 줄 알았던 고양이가 할머니가 되어 세상을 떠났다. 설명할 수 없고 납득하기 싫은 인생의 어깃장과 마주칠 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 미스터리해! [4]
소제목만 읽어도 공감지수 100%
-소개팅이 잡히면 뾰루지가 난다
-삼겹살을 배 터지게 먹고도 마카롱이 더 들어간다
-버스는 항상 눈앞에서 떠난다
-월급을 받았는데 월급이 없다
-흰 옷을 입은 날엔 짬뽕이 먹고 싶다
-혼자 있기 싫은데 같이 있기도 싫다
-결제하고 나면 세일이 시작된다
이러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작가의 유머러스함이 돋보인다. 나와 일부는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 공감과 위로받는 기분으로 읽었고, 슬프지만 크크큭 거리며 유쾌하게 읽었다.
각 에피소드와 함께 '미스터리 파일'과 '8컷 만화'도 빠질 수 없는 재미. 웃다가 뼈맞으며 페이지가 쉴틈없이 넘어갔다.
오늘은 유쾌한 글을 읽고 싶었는데 성공!
이 책으로 서귤 작가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졋다. <고양이의 크기>, <책 낸 자>, <환불 불가 여행>, <판타스틱 우울백서>, <어차피,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왜 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지? 읽어보고 싶어지잖아>ㅁ<
누군가는 비계획적이고 충동적인 소비라고 나무랄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하여금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소중히 여길 가치가 있다. 나는 우울감 때문에 죽고 싶었던 어느 겨울에 예쁜 샌들을 산 적이 있다. 샌들을 신으려고 여름까지 살았다. [90]
누군가는 노골적이라며 혀를 차겠지만 이 상술의 문장이 좋은 이유는 어쩌면 소속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단어들은 나의 욕망과 닮았다. 닮아서 재미있고 짠하고 눈이 간다. [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