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나의 작은 집에서 경험하는 크고 안전한 기쁨에 대하여
김규림 외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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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인지라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10명의 작가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궁금했다. 
 
책 표지 실물이 너어무 이쁜 것 같다.

발랄한 노란색의 바탕에 10가지의 그림들, 
차례 부분도 너무 이쁘고, 중간 중간 연두색의 조화
깨알같은 마지막 문장의 끝의 초록색 문양들과 페이지 숫자 위에 지붕을 씌운 것 같은 느낌까지. 이런 세심함
 
나는 아직 독립을 해본 적이 없다.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내 방이 있긴 하지만, 사실 동생 방과 일부 연결되어 있어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은 아니지만,
내 방이라는 공간은 나에게 안정감을 준다. 나는 내 '방'을 제일 좋아한다.

읽고나서 열 명의 작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루틴을 엿볼수 있어 좋았다.
집을, 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방이라는 공간을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나에게 집이란, 방이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게 된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보고, 나를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줄어드는 페이지에 너무 아쉬웠다. 
공감되는 페이지도 많았고,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도 많지만 끄덕이며 읽게된다.
 
#김규림 _집에서 혼자 잘 노는 법
이렇게 내 공간만의 질서를 세우고 지키면서 집과의 정서적 교감이 더 깊어지고, 한층 더 특별한 나만의 공간으로 느껴진다. 나다운 물건과 일상이 쌓여 나다운 집이 되고, 더 나아가 나다운 삶으로도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광활한 우주 가운데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다룰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어찌나 신나는 일인지! [23]
 
#송은정 _어엿한 책상 생활자
집은 스스로의 세계다. 스스로 밥을 지어 먹으며 체력을 비축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나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정리 정돈에 심혈을 기울인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조용히 내일의 각오를 다진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할 때 그 시작점은 언제나 집이었다. [42]
 
#봉현 _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드라마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들이 이곳에 있다. 나는 이 집이라는 드라마의 단 하나뿐인 등장인물이다. 동시에 연출자이며, 한 명의 시청자다. [64]
 
#이지수 _대체로 무기력하지만 간혹 즐겁게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나는 루틴에 몸을 싣고 하루를 보내는 이런 날을 꽤 좋아한다. 그건 그 하루가 안정적이고도 평화롭게 굴러갔다는 뜻이므로. [74]
 
#김희정 _집이라는 브랜딩
스스로에게 집이 가진 의미를 물어 가장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다면 꼭 크고 군더더기 없이 세련되게 꾸민 집이 아니어도, 매 순간을 온전한 만족으로 누릴 수 있다고 맏는다. 나에게 집은 그렇게 나와 사이좋게 타협한 행복의 이름이다. [106]

#강보혜 _내 몫의 여러 책임에 충실한 생활
나는 내가 중요시하는 다른 것들을 실컷 존중할 수 있는 다음으로 가고 싶다. 그것이 영영 큰 이상이 아니길 바란다. [130]
 
#김키미 _게으름의 상대성 이론
집은 가장 온전한 쉼의 공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끌어안아주는 친구다. 그 안에서 나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불완전한 자아를 내려놓는다. 어디서도 드러내지 않는 나태함을 발산한다. 내가 만든 공간. 나를 만든 공간. 결국 나다운 집은 나 닮은 집이라는 걸. [147]

#신지혜 _앞으로 조금씩 나아간 증거
우리는 자기 공간에서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시간을 지니고 있다. 누구나 이 불확실한 시간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낼 용기를 내고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변화시킨 집이라는 공간은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 증거가 될 것이다. [165]

#문희정 _엄마의 두 집 살림
삶이 버거워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셸터 하나쯤 있어야 옳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이 집을 만나고 나서야 공간이 갖는 힘, 기회, 위안을 알아간다. [182]

#임진아 _오늘이라는 아무 날의 집
집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가고 싶다'가 아닌 '머물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싶다. 나는 집에서만큼은 언제든 나를 멈추게 하고 싶고, 나의 집에서 가장 진하게 표시되고 싶다. 집은 현재의 내가 머물고 있는, 현재의 종착지이다.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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