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네 한솥밥 이야기 보물창고 19
백석 글,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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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개구리가
쌀 한 말을 얻으러 멀리 형을 찾아 길을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 길에서 만나는 이들은 다 울고 있어요.
발을 다쳐 아픈 소시랑게,
길을 잃고 갈 곳 모르는 방아다리,
구멍에 빠져 못 나오고 있는 소똥굴,
풀대에 걸려 오갈 수 없게 된 하늘소,
물에 빠진 개똥벌레,
모두들 혼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절망하고 있었죠.
무서운 천적이라도 만나면 꼼짝도 못하고 잡아먹힐 운명이었어요.

개구리는 그들이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먼저 물어요.
"너 왜 우니?"
그리고, 바쁜 길도 잊어버리고 힘껏 그들을 도와 주어요.

형네 집에 도착했을 땐 날도 저물어 어두웠지만,
개구리는 또 얼마나 지쳤을까요?
개구리가 어둠 속에 주저앉아 어찌할까 걱정할 때
개똥벌레가 어둠을 밝히며 찾아오죠.
그리고, 개구리가 길에서 만났던 모든 이들이 다 그가 집으로 올 수 있게, 밥을 지을 수 있게 돕습니다.
모두모두 둘러앉아 한솥밥을 먹는 이들의 모습은 이미 한 식구예요.
 

우리가 흔히 쓰는 '식구'란 말은 '한솥밥을 먹는 사람'이란 뜻이라고 하죠.
가족이란 말보다 더 살갑고 끈끈한 말이에요.
어쩌면 옛날 힘들었을 때 모자란 먹거리들도 아까운 줄 모르고 나누었던 그 마음이
깃들어 있어서일 거예요.
지금은 모든 것이 풍족하지만,
나누는 마음들은 너무나 인색해졌죠.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나도 힘든데 뭐. 내가 잘 살게 되면 그 때 하자.'하면서
계속 미루게만 되어요.

누구보다 외롭고 가난한 개구리의 돕고 베푸는 마음이
모두를 따뜻하고 배부르게 만들죠.
개구리네 한솥밥처럼 맛있는 밥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밥상을 차리며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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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명탐정 네이트 이야기 보물창고 18
마조리 W. 샤맷 지음, 신형건 옮김, 마르크 시몽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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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심각한 얼굴로 팬케이크에 시럽을 붓고 있는 소년.
"나는 명탐정 네이트라고 해. 꼬마 탐정이지. 난 혼자서 일해."
라는 짧은 인삿말부터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혼자서 일해."라니......
꽤 전문가다운데요?

잃어버린 다이아몬드나 진주, 백만 달러에 대한 의뢰를 기대하는 어린 탐정.
하지만, 그가 찾아야 할 것은 친구 애니의 잃어버린 그림이었죠.
수사 의뢰를 받아들이자마자 그의 단호한 지시.
"거기 그대로 있어,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

사건 현장인 애니의 방을 조사하며 피해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용의자인 개 팽, 친구 로자몬드, 남동생 해리에 대한 탐문 조사 끝에
네이트는 마침내 미궁에 빠질 뻔한 '애니의 팽 초상화 도난사건'을 해결합니다.

책을 덮을 땐, 네이트에게 큰 박수 갈채를 보내주고 싶어져요.
정말 대단한 명탐정인 걸요!

네이트처럼 명탐정이 되고 싶나요?
네이트가 일러 주는 비결이 여기 있어요.
"모든 것을 생각하고, 모든 것을 고려해라."
새로운 것이 있을 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질리지도 않고 들여다보고 만져보곤 하는 아이들의 마음 안엔
다 명탐정이 들어있을 거예요.
그 끝없는 호기심과 용기로 세상 속에서 '인생'이라는 보석을 찾아내겠죠.

그림이 또 하나의 매력과 재미를 주는 책이에요.
단순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그림엔 표정들이 살아 있네요.
개나 고양이들까지도요.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표정을 따라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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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오토바이 사 줘! 국민서관 그림동화 108
미셸 피크말 지음, 이정주 옮김, 토마스 바스 그림 / 국민서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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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얼마나 신기하고 이쁜 것들이 많은 세상인가요?

아이들 뿐 아니라, 제 마음 속에서도

'이거 갖고 싶다! 이거 사줘! 저것도 너무 예쁘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죠.

우리의 생활은 거의 모든 것이 무언가를 구매하고 향유하는 것이죠.

가끔은 온 세상이 거대한 백화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대형 마트에서 빨간 오토바이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피콜로는

그 때부터 오로지 그걸 갖고 싶다는 생각 밖에 하지 못하죠.

엄마는 피콜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득하기 시작해요.

엄마들이라면 한번쯤 써봤을 온갖 방법을 다 쓰지요.

조목조목,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고 설득해 보지만 피콜로는 이해하지 못하죠.

입씨름 끝에 나온 엄마의 한숨에 피콜로는 말해요.

"엄마, 왜 한숨을 쉬어요? 빨간 오토바이가 좋은 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세상에 이렇게 좋아할 것이 많은 아이를 야단만 칠 수도 없구요.

금새 또 다른 것이 갖고 싶어지는 우리의 마음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은걸요.

 

이 책은 마트에서 나오는 엄마와 피콜로의 모습으로 끝나지 않아요.

중요한 부분은 그 다음에 있답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심어주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한 '소비'라는 개념을

'함께 생각하기''놀면서 생각하기''질문하며 생각하기''한 뼘 더 생각하기'라는 과정을 통해

차근차근 마음 속에 심어주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 돈으로 살 수 없지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것들,

너무너무 갖고 싶었지만 얻자마자 싫증나 버린 물건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 등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면서

생각이 한 뼘 한 뼘 자라게 도와주지요.

 

한창 갖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 많았던 저에게

너무나 슬기로운 '배움과 나눔'을 준, 고마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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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 한 번에 1초 - 시간이란 무엇일까?
헤이즐 허친스 글, 이향순 옮김, 케이디 맥도널드 덴톤 그림 / 북뱅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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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개념처럼 모호하고, 설명하기 힘든 것이 어디 있을까?

그토록 상대적이기에, 10분의 1초, 100분의 1초까지 인식 불가능한 정도의 단위까지 적용되는 '시간'

모든 걸 보고, 만지며 알아가는 아이에게 '시간'을 가르친다는 건 참으로 막막한 일이었어요.

 

엄마, 아빠가 늘 들여다보는 시계를 자기도 언제부턴가 쳐다보며

"난, 1분에 어린이집 갈 거야!"

"난, 1분에 잘 거야!"

하는 아이에게 그 '1분'이 뭘 의미하는 건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일이었죠.

 

"벌써 10시야. 자야지. "

"난 9시에 잘 거야."

"9시는 벌써 지났어."

"아닌데. 9시 아직 멀었는데."

이런 실랑이들을 거의 매일 한 것 같아요.

숫자를 알아가는 아이였기에 시간도 점차 알게 되리라 생각했지만, 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죠.

 

그런데,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한 이 문장.

"딸꾹질 한 번에 1초."

 

이렇게 설명하는 법이 있었구나 했죠.

아이들이 정말 피부에 닿게 모든 시간 단위들을 설명해 놓았더라구요.

1초에서 1분, 1시간, 하루, 일주일, 1달, 1년......

그리고, '어린 시절'까지......

엄마 뺨에 뽀뽀하는 시간이 1초였군요.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 1분이 흘러가고,

함께 멋진 모래성을 쌓는 데 한 시간이 걸리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로 채울 수 있는 빈 컵 같은 하루.

그렇게 하루하루가 이어지는 어린 시절....

작가의 말대로 아이의 어린 시절이 정말 오래오래 계속되었으면 하고 소망을 품게 되는 것은

이 책에서 설명한 '시간'들이 모두 행복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일 거예요.

 

우리 아이에게 다정히 뽀뽀하는 시간은 겨우 1초,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부르는 시간도 겨우 1분인데,

그 시간들을 너무 아끼며 산 것 같아요.

아주아주 길지만, 스쳐가고 나면 돌아갈 수 없는 아이의 어린 시절을

더 행복한 1초,1초로 채워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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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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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온 걸까?
이 아이들의 차가움은.
무엇으로도 깨뜨려지지 않을 듯한 이 냉기는.

이제 '악인'은 없다.
'악한 사회'의 '연약한 구성원'들이 있을 뿐.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가련한 변명만이 남는다.

'진실'은 세상을 지배하는 편견이 압승한 다수력의 원칙 아래 무참히 밟히고,
우리는 결국 진실은 없다고 믿게 되어간다.
진실을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바보'는 세상에 없다고 그렇게......
우리는 허망한 '껍데기' 속에 갇혀가고 있다.

 '봄이 같은 애가 그런 재주라도 있어서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사실을 늘 다행스러워 하고 있었다.'는 선생님부터
편견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 교실은 우리의 세계이다.
 '맞선 시장은 사람의 감정까지도 철저하게 등가교환으로 환산하는 씁쓸한 곳이었다.'라고 말하는 선생님이지만,
그녀의 교실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은 곳이란 건 모른다.
보이는 가치에 따라 점수를 매겨 자기에게 딱 그만큼의 마음만 주고 상대해 주는 것이  '정당'해진 사회. 
거기 물든 아이들은 교실에서 유일하게 진실한 존재인 봄이를 기만하고 이용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불편한 '진실'을 추방한다.

사실, 가엾은 것은 봄이가 아니라 아이들이다.
진실을 보고도 외면하는 아이들,
자신이 진실하지 않기에 그 누구도 진실하리라 믿을 수 없는 아이들.
평생 '진실'을 두려워 하고, 꽁꽁 숨기며, 결국엔 '자신의 진실'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될 이 아이들을 
어떻게 이 얼음 속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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