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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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가 너무 미웠다. 어떻게 완결을 하기 전에 죽는가? ㅜㅜ 살해당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아까워서..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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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암행어사 허신행 미래의 고전 50
유순희 지음 / 푸른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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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하면 바로 뒤이어 떠오르는 '박문수'라는 이름을

아마 요즘의 아이들은 들어본 적도 없을 것이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라면

강직하고도 지혜롭고 배짱있는, 배트맨이나 슈퍼맨 못지 않게 멋진 오빠,

그 '누더기 도포의 사나이'에 대한 흠모를 마음에서 지워낼 수 없으리라.



그런데, 요 책 봐라~

어허!

신성하고도 고귀한 '암행어사'라는 명사 앞에 '불량'이 붙었다!

이건 거의 '추락천사' 정도의 부조화이자 파격인데 말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편으로 얼마나 멋진 '불량'이실지 기대도 되는 마음으로 책을 펼치니

첫장부터 임금과의 만남이다.

그것도 독대!

영광이었던 것은 잠시였던, 청천벽력 같은 암행어사 임명.


'아니 가겠사옵니다.'라는 첫장 제목에 '야, 너무하네.'했었지만

알고 보니,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아직 대과에 붙지도 못해 공부중인 신참에다 명문가 삼대독자로 곱디곱게 자라온 화초 총각이다.

거기다, 이름도 멋지고 임금이 직접 뽑는 최고명예직인 암행어사는 

실상으로는 고생바가지에 전염병이나 객사로 죽어 돌아오는 경우도 열 중에 일곱이니

나라도 진짜 마음은 '아니 가겠사옵니다.'일 것 같다.


그러나, 어명은 어명....

귀양길보다 무거운 발걸음을 거들기 위해 집에서 불러온 머슴 돌금이.

열서너 살 밖에 되지 않지만 당차고 무술도 연마해 뚝심도 두둑한 이 '어린 종놈'이

사사건건 허신행의 속을 긁어놓는다.

하지만, '글도 모르는 무식한 종놈'이 때마다 허신행의 목숨을 구하고 서서히 그를 깨쳐 놓는다.


그리고, 평생 그토록 많은 글을 읽고 43만 자의 경구며 수 백 편의 시를 외면서는 알지 못했던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신음과 울분, 절망에 눈이 뜨이기 시작한다.

거기다 자신처럼 '소학과 삼강오륜을 닳고 닳도록 읊조리며 외우던 양반들'이

권력을 위해 임금을 암살하려고까지 하는 것에 참담함을 느끼며

진짜 어사다운 모습으로 변해간다.


"나리가 아침마다 읽고 외우는 글들은 하나같이 재미있고, 유익하며, 즐거운데...

그런 글들을 날마다 닭 모이 쪼듯 먹고사는 양반들이 글과는 정반대로 사니,

너무나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구만요."

허신행이 아무 대답도 할 수 없게 만들었던 돌금이의 이 한 마디에

"내 말이......"하고 대답하고 있다.


지금도 사회는 저 조선시대와 별 다를 것이 없다.

재력과 권력은 세습되고, 고학력자들이 사회지도층 자리에 앉는다.

'공자 왈, 맹자 왈'과는 비교도 안 되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학업에서 성과를 이루고

지식과 견문은 그 때의 수백, 수천 배는 능가할진대,

왜 이 사회의 고통과 문제들은 조금도 덜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순간 허신행은 움찔했다.

 돌금이의 손은 자신도 피는 뜨겁고, 심장은 펄떡펄떡 뛰고 있는, 너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p.95)'



우린 아직 손을 잡지 않은 것이다.

잡을 필요도 없었고, 그런 걸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으니까.

더럽다고, 뭔가 묻는다고 생각했는지도......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공부해도

내 몸뚱이 하나를 넘어서는 것만 못하다.


그래서, '어명'이 필요한가 보다.

아무리 싫어도, 두려워도 거역할 수 없는 명이.


각자, 지금부터라도 내 삶의 주군이 내린 어명-

'가라. 만나라. 손 잡아라. 고쳐라.'

를 새기고 산다면

굶주리고 울고 억울한 세상의 영역은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아직은 '불량'인 우리가 조금은 멋져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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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주목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3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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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
이것이 애거서 크리스티가 풀어낸 가장 위대한 미스터리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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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시집 클래식 보물창고 34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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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책꽂이에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 중 80년대에 출판되어 정말 누렇게 된 책들인데 정리하지 못하는 책들이 
헤르만 헤세의 책들이다.
크눌프, 지와 사랑, 이 고독한 밤을 위하여...... 
그 이름만으로 따뜻하게 위로받는 느낌을 주는 작가가 헤세 아닌가 싶다.


90년대에 십대를 지나왔던 이들이라면 '데미안'의 마력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지 않으실런지...
정확히 말하면 '데미안'이 아니라, '싱클레어'의 마력이지만.
'새'와 '알'과 '아프락싸스', 당최 이해하기 힘들었던 그 비유들이 - 어쩌면 그 때였기에 더 아무런 설명도 필요로 하지 않고 -
가슴을 퍽 치고 들어왔던 충격은 아직도 서늘하게 남아 있다.

그런 그의 시집은 참으로 의아하게도...처음 만나본다.
모든 글이 '시' 같은 그가 '삼류시인'으로 혹평을 받았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헤세가 살아 있는 동안에도 2000편이 넘는 시가 노래로 작곡되었고, 
20세기 독일 시인들 중 가장 많은 시가 노래로 작곡되었다고 하니
전문가들에겐 혹평을 받았을지언정 대중들에게선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이 틀림없다.

왠지 숙연한 마음으로, 일찍 일어난 어느 아침 시집을 펴 본다.


보물창고에서 '이옥용'님의 번역으로 펴낸 이 책의 특징은
'화가' 헤세의 그림들로 삽화가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아, 그림까지 잘 그리시다니... 정말 질투나게 하는 양반이시다... ㅜㅜ

잔잔한 음악이, 플룻이나 오보에의 선율이 흐르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참 고우신 분'이다.


가장 짧은 시들 중 하나다.
지극히 소박한 행복을, 안온한 마음이 전해온다.
'시선 낮추고 느끼렴.'은
어쩌면 그 분이 평생 동안 자신의 글을 통해 우리에게 얘기하고자 하셨던 것 아닐까?


<플루트 연주>라는 시 속의 연주자는 바로 헤세 아닌가?
'세계의 비밀스런 의미'를 비밀인 채 그대로, 아직은 알 수 없는 선과 지혜의 선물이라고
온화하게 속삭이며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만드니 말이다.


그리고 여기, 나를 살짝 웃게 만들었던 시가 한 편 있다.



'그 어디에도 고향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탕자'의 절망에도 불구하고,
침묵하는 등잔에게 시를 읊는 시인의 슬픔이,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쓴다.'는 자포자기 속에서 나온 듯한 솔직함(아니면, 치기?)이 
평생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꿈을 놓지 못하는 무명의 예술가들을 그려보게 한다. 
아니, 나아가... 때론 힘에 부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든 평범한 이들, 잊혀진 이들을 
위로하는 듯하다.


흰 구름을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자매요 천사들'이라고 했던 헤세. 
그 분이야말로, 잠 못 들 만큼 외롭고 슬픈 사람들의 천사가 아닐까?

마음이 어두어질 때, 빛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한번씩 꺼내어 읽어보고 싶은 따뜻하면서도 힘있는 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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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 가의 개 클래식 보물창고 3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한지윤 옮김 / 보물창고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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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
세상에서 가장 많은 팬을 가진 남자.
무섭도록 정 없고,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듯한 이 남자의 시간을 초월한 인기는
그가 숨겨지고 왜곡된 진실을 토대로 구축한 논리를 완성하는 순간에 
이 혼탁한 세상이 조금은 맑아지는 듯한 쾌감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전류가 빨리 흐를 것 같은 이 남자의 컴퓨터 두뇌는 웬만한 사건엔 콧방귀를 뀐다.
그의 눈이 반짝이고, 두뇌가 부팅되는 순간은 그야말로 갈피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초고난이도의 문제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그 앞에 버티고 섰을 때다.


여기, 또 하나의 괴상망측한 문제가 그를 찾아온다.

가문을 둘러싼 저주, 그리고 그 저주를 증명하듯 벌어진 의문사, 전설 속 존재가 남긴 흔적.

이 쯤 되면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듯한 사연이다

저주의 다음번 표적이 될 상속인 젊은 헨리 경과 함.

께 왓슨을 보내는 홈즈.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부서진 바위들과 길고 낮게 굴곡진 우울한 황야였다.

탈옥해 이 지역을 떠도는 살인자, 한 번만 발을 헛디디면 죽음에 이르고 마는 끔찍한 늪, 밤이면 무시무시하게 울부짖는 정체불명의 존재......

바스커빌가를 둘러싼 안개 같은 어둠은 점저 더 짙어만 간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반 이상이 홈즈에게 보내는 왓슨의 기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뜻밖의 순간에 뜻밖의 모습으로 홈즈가 등장한다.

내가 왓슨이었다면, 꽤나 약올랐을 것이다. 홈즈였다면, 내내 신났을 테지만.


그리고, 퍼즐의 모든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모두가 근거 있는 전설로, 어쩔 수 없는 저주로 여겼던 이야기가 그 위장을 벗는다.


하지만, 지옥의 괴물-거대한 바스커빌가의 개는 존재한다.

탐욕에 눈이 먼, 그야말로 인간이길 스스로 포기한 사납고 무정한 인간.

그 자야말로 지옥의 산물, 악마이다.


어둠 속에서 선한 이의 목숨을 노리다가, 결국 길을 잃고 늪에 빠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인간.

참으로 걸맞는 죽음이다.

뭐, 그가 성공했다 할지라도 이미 진창에 빠진 인생이지만 말이다.


분명히 십 수 년 전에 읽었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소설인데도 너무 새롭다.

읽으며 어렴풋이 조금씩 떠오르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흥미진진하다.

나도 홈즈의 팬클럽에 들어볼까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막강한 이성'으로 중무장한 불세출의 슈퍼히어로, 홈즈!

이미 오랫동안, 참 많이도 만났지만, 다시 만날 날은 여전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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