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이야기 - 시와 그림으로 보는 백 년의 역사 Dear 그림책
존 패트릭 루이스 글, 백계문 옮김, 로베르토 인노첸티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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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인노첸티'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호기심으로 그의 모든 책들을 찾아 보았지만 한 권도 실망스러운 책은 없었다.

들여다 볼수록, 새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가 속삭여 주는

은밀한 그림들.

옛날 이야기들 속에 나오는 마법의 책이 이러할까?

 

이 책 속에 담긴 것은

1901년부터 1999년까지의 어느 집의 이야기인 동시에

그가 보고 들었던 어느 삶들의 이야기이다.

 

2만 가지 이야기가 전해 오는 집은

한정된 글자 수 안에 정제된 고대의 정형시처럼

단 네 줄로 한 시대를 읊조린다.

숨결 한 번에도 너끈히 실릴 듯,

한숨 같은 노래.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역병의 시대에 태어나

오랜 세월 버려졌다가

다시 '집'이 된 이 무언의 존재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지켜보고

전쟁과 폭력 속의 피신처가 되고

끝나는가 하는 순간, 다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소유되지 않으면 그저 폐허일 뿐인 집은

고요히 인간을 바라보고,

가엾어 하며,

사랑한다.

인간이 가장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잔학하였으며, 숨가쁘게 달렸던

20세기를 담아낸 이 책은 이렇게 끝맺는다.

"하지만 나는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나를 찾는 햇살과 빗물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과연 그 집만의 독백일까?

 

그 시대를 지나며  점점 더 외로워지는 인간을 위로하는 말로 들림은

나만의 착각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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