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 갈색 눈 - 세상을 놀라게 한 차별 수업 이야기
윌리엄 피터스 지음, 김희경 옮김 / 한겨레출판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열 살 된 아이들의 교실이 '세계의 축소판'이 된다.

그저 '친구'였던 아이들이 눈 색깔을 기준으로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으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그 순간....

조용하고도 잔인한 사냥이 벌어진다.

인간의 천적은 인간이다.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스스로의 우월감과 욕망을 채우기 위한 목적만으로도 충분히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한다.

그것도, 그럴싸한 명분을 붙여 대의라는 이름으로......주위의 사람들까지 끌어들여서...

'악마 같다'라는 형용사를 쓸 만한 생명체는 오직 인간 뿐일 것이다.

양심이란, 도덕성이란......

인간이라는 종이 멸망하지 않도록 신이 주신 최대의 무기였을 터인데,

개체로서의 인간은 오직 자기만을 생각한다.

어쩌면, 모든 생명의 천적이며 악성 바이러스인 인간.

이 사실 그대로를 담아낸 이야기는

인간이 얼마나 쉽게 악을 선택하고 선을 잊는지를,

아니- 극도로 이기적인 선악의 기준을 얼마나 아무 거부감과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의 사회라는 것이

그런 편견과 차별을 규제하기는커녕,

오히려 옹호하고 복제생산하여 대물림하고 있음을,

'나만 아니면 된다.'는 무서운 제 2의 본능을 숙주로 삼아 인류 전체를 잡아흔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흑인 여성으로 사는 게 어떤지 당신은 몰라요. '내 말 좀 들어줘요. 내 견해도 들을 만한 거예요. 이봐요, 내가 지금 제공하려고 하는 것도 꽤 괜찮다고요.'라고 날마다 주장하고 말해야 하는 삶이 어떤지 모른다고요, 그리고 누구도 우리말을 들으려 하지 않죠. 왜냐하면 늘 백인이 옳으니까요. 세상일이 그래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 워크숍에서 한 흑인 여성이 내놓은 대답은 우리 모두를 침묵하게 한다.

우월한 인자(?)로 대접받아온 백인에게 인종차별은 지나간 과거이자 그들과 상관없는 일이지만,

흑인들은 피부색 때문에 여전히 뿌리 깊은 차별과 편견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악해질 수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쉽게 '안다'고 말하는가?

이미 나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편견과 아집들을

이유가 있으며 일반적인 것이라는 명목으로 덮어두는 것을 그만두고

제대로, 직면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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