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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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꾸 해보게 됩니다.
제가 생각해낸 답은 "나 자체가 소중한 존재라는 자존감과, 나 아닌 모든 이들도 그렇다는 깨달음"이지요.
아마, 이 사회에 가장 부족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샌드위치 바꿔 먹기>는 셀마와 릴리의 이야기입니다.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던 둘은 무엇이든 함께하지만,
서로의 점심식사에 대해서만은 말할 수 없는 반감을 느끼고 있어요.
셀마의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는 릴리에겐 이상고 메스꺼웠고,
릴리의 후무스 샌드위치는 셀마에겐 괴상하고 역겨웠지요.
그러던 어느 날, 둘이 마음 속 생각을 입밖으로 내놓으면서 둘은 어떤 것도 함께하지 않게 되어요.
그리고, 학교 전체에 땅콩버터 대 후무스의 싸움이 벌어지죠.
 
어쩔 수 없는 문제지요.
태어난 대로, 자라온 대로, 우리에겐 주어진 환경에서 기인한 각자의 가치관과 성격과 취향이 있어요.
이러쿵저러쿵 합리적인 듯한 이유를 대며 비난을 해도,
결국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냥 이상해. 낯설어. 싫다.'라는 취향의 문제일 경우가 많아요.
현실적인 문제들보다 오히려 인정하고 극복하기가 참 힘들죠.
 
셀마와 릴리는 작지만 엄청난 용기를 내어요.
바로 그 '역겹고 토할 것 같은' 상대방의 샌드위치를 한 입씩 먹어보기로 한 거예요.
그리고, 서로의 샌드위치가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맛있다는 걸 깨달아요.
 
선입견이란 건 결국 내가 사는 세계를 좁고 답답하게 만들지요.
누구나 맘에 안 드는 점은 있어요.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점도 있지요.
사실, 자기 자신에게도 그런 건 있잖아요.
그렇다고 마음의 문을 닫으면, 우린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고 발전할 수도 없지요.  


어쩌면 작은 용기만 있으면 우린 이 지구를 뒤덮은 불목을 날려버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아주 조그만...
친구의 이상한 샌드위치를 한 입 맛보는 정도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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