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에 가까운 한 가족... 웃음과 따스함과 풍요가 넘치던 이 가족이 한 순간, 어느 한 사건으로 무참하게 파괴된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랑하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돌변해 여섯 가족의 삶을 무너뜨린다. 눈부시게 빛나는 시절로 시작해, 가느다란 빛 한 줄기도 찾을 수 없는 절망의 끝까지...... 그리고, 그들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볼 수 없어 뿔뿔히 흩어져서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견디어 내며 성장해 다시 만날 때까지...... 책을 읽으며, 나 또한 '멀베이니 가족'이 되어 그들과 함께 웃고, 아파하고, 두려워했다. 마지막 장면이 펼쳐질 때까지 제발 다시 만나기를..... 서로를 용서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사랑하는 이가 있는 한, 우리는 절망할 수 없다. 절망해선 안 된다. 그건, 그에 대한 사랑을 배신하는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