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고마워 동심원 8
민현숙 지음, 조경주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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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일을 하다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켰죠.
"가서 저기 불 좀 꺼 줘."
하던 놀이 멈추고 쪼르르 달려가 불을 끄고,
제 옆에 와 눈을 맞추고선
"왜 고맙다고 안 해요?"
합니다.
그렇게도 "미안해." "고마워."란 말들 꼭꼭 잊지 말고 하라고
가끔은 야단치듯 가르쳐 놓고선 정작 제가 할 때가 되어선 잊어버렸네요.
그 다음부터 잊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참 고맙다는 말 많이 하게 되더군요.
말이 마음을 만든다고 했던가요?
그런 마음도 더 새록새록 생기는 것 같구요.

<고마워 고마워>라는 제목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져 왔습니다.
얼마나 고마운 일들이 가득하기에, 두 번이나 고맙다고 할까요?

이 시집을 읽으며 제 마음에 떠오른 말들은
"아름답다, 아름다워." "정겹다, 정겨워."였어요.
옛날 저 어릴 적, 가끔 놀러가던 시골의 정취가 느껴지는 시들.
그 풀내음이, 그 개울물 소리가 가슴 속으로 밀려오는 듯 했어요.
나를 둘러싼 모든 자연이 참으로 크고, 포근했던.......


            단지의 꿀 날마다 퍼 가도 
            꽃은 벌에게 
            도둑이라 하지 않는다.
                     
                             -'도둑이라 하지 않는다' 중에서-


그렇게 한없이 주면서도 그저 빙긋이 웃는 듯한 자연은
그 말 그대로 어머니, 엄마인데......
욕심쟁이 인간은 고마운 줄도 모르고 뭐라도 더 가져갈 수 없을까 궁리만 하죠.
저 맑은 자연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세상은 이렇게 황폐하지 않겠죠.
서로에게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할 줄 안다면......


             고마움을 알면서도 미처 고맙다고 말하지 못한
             고마운 것들아, 너희들도 고마워.

                                               - '고마워 고마워' 중에서 -

자신도 모르게 혀끝으로 굴려 봅니다.
"고마워, 고마워."

그렇게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살아 있는 것이,
이 아름다운 것들 속에 놓여 살게 된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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