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거짓말'은..... 어쩌면 우리 삶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떤 비밀을 가졌으며, 어떤 거짓말을 하는가?'가 곧,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지도 모른다. 열네 살의 평범한 소녀 하리에겐 비좁고 답답한 동굴 같은 가정과 다른 여자아이의 남자친구인 성민에 대한 끌림이라는 비밀이 있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 비밀들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거짓말들은 점점 더 어두운 비밀들을 낳고, 이제 하리는 어디로도 도망칠 곳이 없이 거짓말들 속에 갇혀버린다. 그리고, 하리는 알게 된다.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이들 또한 비밀과 거짓말의 포로임을. 마지막 순간, 하리는 스스로 그 빗장을 연다. 비밀이었던 것들을 햇살 속에 풀어놓을 때 하리는 비로소 진실을 발견한다. 자신의 손 안에 쥐여진 환한 세상을 본다. 열네 살, 하리의 이야기는 비단 그 나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 줄 한 줄 인간의 나이테가 늘어날수록 비밀과 거짓말 또한 더 넓고 깊고 무거운 것이 되어가기에. 그러나, 하리는 어른이 되어갈수록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비밀과 거짓말들의 주인이 될 것이다. 아무도 모르게 간직했다 가끔씩 꺼내어 되뇌어보며 미소지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