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0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작가는 역시..

젊었다.

이제 서른을 앞두었다니.. 너무 젊다.

 

신기할 정도로 천진난만하고 매사 초긍정적인 여대생과

그녀에게 천눈에 반해 그녀의 행적을 쫓아다니는 선배의 이야기..

이 둘은 번갈아 자신의 입장에서 둘이 함께 거니는 밤들을 이야기한다.

온갖 술이 넘쳐나는 봄의 밤거리,

희귀고서들에 집착하는 수집가들의 잔혹한 경매가 열리는 여름의 헌책시장,

한껏 시끌벅적한 무르익은 젊음이 넘치는 가을의 대학축제...

3층 개인전차를 타고 다니는 고리대금업자 이백 옹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라는 말에

마법에라도 걸린 듯 신나게 세상을 활보하는 이 아가씨.

그 행보 속에 등장하는 기묘하고도 유쾌한 인물들.

정신없는 그 밤들 속에,

그리도 멀리 떨어져 있던 두 주인공의 거리는 차츰차츰 가까워져 간다.

남자 주인공의 '최눈알 작전',

이른바, '최대한 그녀의 눈앞에서 알짱거리기 작전'이 성공해간 것일까?

 

이 소설의 첫번째 밤에 등장하는

입에 머금을 때마다 꽃이 피어 그대로 뱃속으로 미끌어져 들어가

작은 따스함으로 바뀌어 뱃속이 꽃밭이 되어가는 기분이라는

전설의 술 '가짜 전기부랑' 처럼

풋풋한 첫사랑과 달콤하고 오색찬란한 몽환들이 어우러진 이 소설은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그리고, 이 밤..

무엇을, 누구를 만날 지 모르는 이 신비로운 세상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걷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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