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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편지
신동근 외 지음 / 문이당 / 2009년 2월
평점 :
얼마 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좋은 뉴스와 나쁜 루머 중 어느 것이 더 빨리 전파되느냐 하는 실험이었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나쁜 루머가 3배 이상이나 빠른 속도를 내며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에 비해, 좋은 뉴스는 별 파장도 없이 아무런 호응도 얻지 못한 채 중간에 끊겨버리기까지 했죠.
나쁜 소식에 민감히 반응함으로써 위기에 대비하고자 하는 인간 본능이 빚어내는 결과라고는 했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시대를 사는 인간의 마음이 더 황폐해져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저 역시 누군가를 비난하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의 트집을 잡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져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펼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 마음에 조금이라도 따뜻한, 긍정적인 온기를 불어넣어야겠다는 필요성에서요.
처음엔 우려도 있었어요.
이런 책들이 너무 신파조이거나, 너무 특별한 사람들이거나 하면 읽고 나서 다시 한번 펼쳐보지 않게 되곤 하는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걱정은 첫장을 펼칠 때부터 사라져 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짧은 이야기들 속에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삶 속 어디서든 발견해낼 수 있는 것이 희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가장 감동을 받았던 것은
<유리벽을 사이에 둔 그 한마디, 사랑해>였습니다.
결혼하고 '부부'라는 관계가 가진 복잡미묘한 의미에 대해 깨달아가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해 왔듯
꼭 매일을 함께 할 수 없어도 마음이 달려가고 있는 한 그 부부는 하나라는 것......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애타게 바라보는 그 두 사람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 생생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만남을 가능하게 해 준 한 사람..
그 편지의 저자가 참 고마웠습니다.
그들의 '희망'은 이 사람을 통해 가능해진 거였죠.
'희망'의 일부가 되어준 사람... 그 마음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 삶 속에서도 '희망'의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가능하게 해 준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잊고, 절망과 미움과 후회만을 안고 살아가는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저도 이제 '희망'을 기억하기를...
그리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