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천천히 흐를 때 아빠랑 소리 내어 읽는 동화책 3
기젤라 쾰레 지음, 최용주 옮김 / 큰나(시와시학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이 그림책 제목이라기엔 철학적이고 상징적으로 느껴져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를 때'는 어떤 때일까?

이 제목이 일종의 암시를 건 듯 '천천히 시간을 흐르게 하며' 이 책을 읽게 되는 듯 했다. 
아주아주 큰 성에서 매일 금으로 된 접시와 금 숟가락으로 식사를 하며,
날마다 금으로 된 새로운 왕관을 바꿔 쓰는 왕자 모리츠는
심심함을 견디다 못해 왕관을 모두 가방에 넣고 장난감 비행기에 올라타고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아프리카 사막, 북극, 남쪽 바다, 인디언 마을, 알프스 등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과 헤어질 때마다 왕자는 요일 왕관을 하나씩 선물하고,
그들에게서 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선물들을 받는다.

집으로 돌아온 왕자는 더이상 무료함을 느끼지 않는다.
온 세상에 많은 친구들이 있고,
그들에게서 선물받은 사자의 용맹함과 사막의 고요함, 겨울 햇빛, 파도의 반짝거림, 불의 따뜻함, 밤 꾀꼬리의 노랫소리와 알프스 산의 메아리가 곁에 있으므로.
왕자가 받은 일곱 가지 선물들은 가만히 입술을 달짝거리며 읽어보기만 해도 황홀할 정도의 행복감을 준다.


이 이야기는 '책읽기'의 축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 누구이든 혼자만의 성에 갇혀 있는 어린 왕자의 영혼이며,
'책'이라는 상상의 세계를 여행하며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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