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수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1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에는 확실히 으스스한 기담이 많다.

그것은 일본의 현대소설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지,

일본 소설 중에도 기담들이 유난히 많은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원래 유머소설로 이름난 작가이다.

그의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이 소설엔

그 작풍이 군데군데 묻어나와서

심각한 상황에서도 왠지 웃음이 배어나오는 장면들이 있어,

독자들에게 긴장의 이완 기회를 주며,

오히려 소설의 완급을 조절해주는 연할을 한다.

악인도 아주 밉거나 무섭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측은한 면면을 느끼게 한다.

 

천년이 넘은 녹나무,

보기에도 기괴스럽고 경외감을 주는 이 나무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슬프고 잔혹한 역사들의 뿌리는

결국은 인간의 탐욕과 폭력성,

자기 아이를 위해 타인의 자식은 아무렇지 않게 해칠 수 있는 핏빛 모정 같은

그 잔인한 본성들에 있다.

그 모든 것을 '아이를 훔치는 나무'의 탓으로 돌린 천년의 역사는

아마도 그런 인간의 어두움을 회피하고픈 나약한 양심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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