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빨간 날 - 달력나라 서바이벌
주경희 지음, 김옥희 그림 / 세상모든책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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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날을 좋아하는 건 아이들보다 어쩌면 어른들이 더하지 않을까 싶어요~

1년이 시작될 즈음 새 달력이 들어오면, 12장을 차례로 넘겨가며 빨간 날이 며칠인지 세어보는 건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 싶네요.

요 몇 년 새 휴일이 너무 적어졌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어깨가 축 처지기도 했었죠.

<오늘은 빨간 날>의 부제인 '달력나라 서바이벌'은 호기심을 자아내요.

무슨 서바이벌 게임을 한다는 것일까?

 

365일, 1년을 이루는 하루하루의 날들이 백성들이 되는 나라가 바로 달력나라죠.

모두가 평등했던 달력나라에 계급을 만든 건 바로 사람들이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순으로 빨간 날, 파란 날, 까만 날로 세 계급이 나뉘어졌고, 그 색깔의 옷들을 입고 지냈죠.

하지만, 해마다 서로 옷을 바꿔 입었기에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살았어요.

특수 계층인 '공휴일'만 빼고 말이지요.

달력나라의 귀족인 공휴일들은 늘 빨간 옷을 입었죠.

하지만, 사람들은 공휴일을 그냥 '노는 날'로만 여겼고,

달력나라 국회의장은 공휴일로 살아남고 싶은 공휴일들과, 앞으로 빨간 옷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까만 날들에게

서바이벌 게임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서바이벌에 나선 건 설날과 삼일절, 식목일, 석가탄신일 등 날짜순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빨간 날들과

예전엔 빨간 날이었지만, 지금은 까만 날이 된 날들이죠.

쉬운 책이고 단순한 구성이지만, 공휴일들의 의미와 제정 이유를 통해 역사와 자긍심을 심어주는 책입니다.

저 역시 모르고 있었던 것들을 많이 깨달았구요.

책장들을 넘기고, 새로운 공휴일들을 만날 때마다 괜시리 마음이 즐거워졌습니다.

우리가 달력에서 빨간 날들을 발견할 때처럼 말이죠.

나를 이루고 있는 역사를 새로이 발견하게 해 주는 책이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책을 덮으며, 하나의 의문이 생겼습니다.

공휴일들이 귀족이라면 달력나라의 왕은 누구일까요?

잠깐 생각해 보았더니 알겠더군요.

그건 바로 '오늘'입니다.

아마, 맞을 것 같죠?

그 어떤 날도 '오늘'만큼 강하고 중요할 순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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