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낙원
온다 리쿠 지음, 현정수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우연히 신문에 실린 '삼월은 붉은 구렁'이란 제목에 마음이 끌렸고,

그렇게 '온다 리쿠'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우리와 참 비슷하면서도 너무도 다른 일본인들..

그 색깔을 지닌 부류의 대표격인 작가가 

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물론 이것 역시 괜한 선입견이라면 선입견이겠지만,

여기 '금지된 낙원'의 주인공인 쿄이치의 창조물처럼

일본의 문화엔 '뭔가 굉장하고 아름답고 혐오스러운' 느낌이 깃들어 있다.

아름답고 강렬하며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온 듯한 젊은 아티스트

카라스야마 코이치의 초대를 받고 어둠의 신이 깃든 듯한 비밀의 장소에

오게 된 두 남녀와,

사라진 연인이며 친구를 찾아 그 곳에 잠입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엇갈리는

이 소설은 이전의 온다 리쿠의 소설보다는 덜 난해하고, 한결 다이나믹하며

이 작품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영화처럼 머릿속에 펼쳐져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를 하게 한다.

 

사람들을 흡입하는 아름다운 천재와

인간의 어두운 무의식을 끄집어내는 예술작품,

신격화된 명문가의 비밀의 정원...

독자들을 한눈에 매료시킬 요소를 두루 갖춘 이 소설은

악이 가진 마력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그 아우라가 너무 강해 해피 엔딩이 조금은 미흡하게 느껴졌지만,

그로테스크한 환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중간에 책을 놓기 힘들게 만드는 흥미로운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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