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할 수 있어! 넌 어때?
이미애 지음, 황성혜 그림 / 세상모든책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당당한 책이죠.

아니나 다를까..

'당당하고 멋진 나'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죠.

 

'띠용띠용 힘내!'는

불꽃을 한 개도 못 뿜는 꼬마 용 띠용이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연습해서

친구들만큼 큰 불꽃은 아니지만 작지만 예쁜 불꽃을 만들어 박수를 받는 이야기죠.

 

'뒤죽박죽 하루'는 이것저것 하기 싫어 투덜거리기만 하는 늑대 투덜이의 이야기예요.

어느 날, 투덜이의 학교 선생님과 학교 버스 운전사 아저씨, 엄마..

거기에 이불과 베개, 칫솔과 고양이까지 모두 자기 역할을 그만두고 떠나가 버려요.

엉엉 울던 투덜이는 엄마의 목소리에 자신이 꿈을 꾼 걸 알고

늘 귀찮아 하던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엄마에게 칭찬을 받는답니다.

 

'쪼롱이의 심부름'은 사람들 앞에만 서면 말도 못 하는 부끄럼쟁이 다람쥐 쪼롱이가

작지만 당찬 친구를 만나 조금은 큰 목소리로 자기 얘기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구요.

 

네번째 이야기 '나야, 안경 토끼'는 어른인 제게도 가슴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답니다.

꼬질꼬질 손때 묻고 안경 끼고 털이 납작 누워 버린 낡은 봉제 토끼가 읊는 한 편의 시랍니다.

'내가 만약 너라면 뚱뚱해도, 노래를 못 해도, 얼굴이 못생겼어도...

지구별이 흔들흔들 흔들릴 정도로 크게크게 더 크게 외칠 거야.

난 나야. 난 나를 사랑해!'

이 마지막 문장이 어찌나 마음에 와 닿던지.. 저희 아이가 좀더 크면 꼭 읽어주고픈 동화예요.

 

'꼬르륵과 마녀'는

어쩌다 한 실수를 못 잊고 끙끙대며 친구들 앞에 설 자신이 없어진 해마 꼬르륵이

마녀를 만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을 알게 되는 이야기죠.

살아갈수록 더 많은 실수를 하고 그 때문에 소심해질 수 있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동화예요.

더불어 엄마의 깊은 사랑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구요.

 

마지막 이야기 '모르니아 이야기' 또한 수작이에요.

언제나 망설망설, 뭘 하든 잘 모르겠다고만 하는 모르니아 공주가 어느 날 자신이 좋아하는 걸 발견해요.

그건 바로 바다였죠.

그리고, 작은 배로 바다에 나가 자유로운 뱃사람이 되어요.

'행복'의 작은 열쇠가 무엇인지..

특히 요즘처럼 아이들이나 부모들이나 사회적 지위와 학력, 부를 향해 매진하는 시대에 

과연 우리 아이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한번 더 생각해주게 하는 이야기네요.

 

처음엔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내용도 단순하면서 감동적이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왼편엔 글, 오른편엔 고운 파스텔 빛으로 가득한 삽화가

그림책처럼 이쁘답니다.

이웃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에게 읽어보라고 주었더니,

꼼짝도 안 하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더군요..^^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책인 것 같아요.

문학적으로도 가치가 있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