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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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한아'와 '하나'의 어우러짐이 기막히다고.

'뭐야? 외계인이 지구에 있는 '한아'라는 여자에게 반해 찾아온다는 얘기라도 되는 거야?'했는데,

딱 그 이야기였을 때의 황당함이란...^^:

그러나, 빤하지 않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인데,

또 가장 사랑다운 사랑 이야기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두근거리며 책장을 넘겼다.

한아는, 정말 한아를 하늘만큼, 별도 달도 다 따 줄 만큼 사랑하는 이 외계인을 사랑할 수 있을지...

나라면 그럴 수 있을지...

나와 모든 것이 다르고, 생긴 것마저 어떤지 공상조차 안 되는 이상한 존재를 말이다.

 

책 속에는 설레게 하는 말들이 가득하다.

 “나도 저렇게 여기에 왔어. 2만 광년을, 너와 있기 위해 왔어.”

이 쇳덩어리 외계인의 행성에서는 도대체 뭘 먹고 뭘 가르치길래 이렇게 말을 잘하는 걸까?

포스트잇을 붙이다 포기했다.

책 한 권이 통째로 러브레터 같다.

 

온 우주와 바꿔서라도 만나야 할 사람.

내 삶보다도 소중한 사람.

나의 별 전체가 나와 같은 꿈을 꾸게 만드는 사람.

어떤 희생을 치르게 되더라도 후회할 수 없게 하는 사람.

 

우리는 모두 이런 이를 만나길, 내가 이런 사람이길 꿈꾸지 않았던가?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한아'가 되길 포기한 걸까?

이런 사랑은 없다고 체념한 걸까?

 

작가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신도 '한아'예요.

 자신이 아무 빛도 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고 하찮은 듯 느껴져도

 저 먼 먼 우주 멀리에 당신의 작고 소중한 영혼에게 매료당한 행성이 존재해요."

 

다정하고 반짝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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