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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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먼 자들의 도시' 영화가 개봉하면서 이 책에 대한 흥미가 급증했는데 엄마가 마침 사주셔서 빨리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참 써진 것이 친절하고 좋았다. 보통 책들은 대화가 나오면 줄이 바뀌고 큰 따옴표가 붙는데 이 책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고 다 한 줄로 이어져있다. 보고 있으면 나도 눈이 먼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어느 날 한 남자의 눈이 멀어버린다.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인다고. 그 남자를 도와준 사람의 눈도 멀고 눈이 먼 남자의 아내도 눈이 멀고, 차례차례 사람들의 눈이 멀어간다. 정부는 눈이 먼 사람들만 따로 수용하는데, 그 중 남편이 눈이 멀어버려 눈이 멀지 않은 아내가 같이 들어간다. 모두가 눈이 버린 가운데 자기 혼자만 눈이 멀지 않은 여자는 모든 끔찍한 광경들을 자기 혼자만 똑똑히 바라본다...

 모두가 눈이 멀어버린 세상에 자기 혼자만 눈이 멀지 않았다는 흥미로운 소재를 작가는 굉장히 현실감있게 표현해냈다. 정말로 세상이 눈이 멀어버린다면 진짜 책처럼 될 것 같았다. 또한 이 책은 약간 철학적인 의미도 담아 이 책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한다. 굉장히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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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가출했다 힘찬문고 41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한기상 옮김, 최정인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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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처럼 언니가 가출한 것이 내용이다. 특이하게도 독일 소설인데 전체적인 소설의 느낌도 좀 특이하다.

 주인공의 가정은 가족 수가 많다. 세 할아버지, 세 할머니, 엄마, 아빠, 새아빠, 아빠의 부인, 새아빠의 전 부인, 일곱 명의 형제자매가 있다. 주인공은 엄마와 새아빠, 친언니와 두 명의 동생들과 살고 있다. 항상 불안하던 가족이었는데 어느 날 언니가 가출을 한다. 언니의 행방을 찾아보면서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강압적인 엄마와, 새아빠의 어머니 그나마 새아빠가 가장 낫다. 그러면서 언니의 행방을 알게 되고 언니는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언니가 또 가출하는 날, 주인공은 언니 뿐 아니라 모두에게 불안을 느낀다.

 짧고 쉽게 읽혀졌다. 그리고 언니의 행방을 찾으면서 자신의 가정에 문제점을 느끼는 과정이 좋았다. 그럭저럭 좋은 책인데 내 취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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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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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 버린 사람들'은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도 들지 못하는 '달리트' 즉 불가촉천민에 대한 이야기이다. 달리트 출신인 나렌드라 자다브라는 인도의 유명인사가 자신의 가족사를 쓴 책이다.

 이야기는 '다무'라는 불가촉천민이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의무를 거부하고 도망치는데서 시작한다. 다무와 결혼한 '소누'는 도망치면서 옛 추억을 떠올린다. 다무와 소누는 달리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힘쓰는 바바사헤르의 뜻을 따라 여러 시위에도 참석하며 산다. 그러나 경제대공황 때문에 굉장히 어렵게 산다. 여차저차 등등 오늘날의 나렌드라 자다브가 태어나기 까지 이야기가 쭉 있다.

 이 책 한권만 읽으면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근현대사에 대해 잘 알게 된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사제, 기사, 상인, 평민으로 되어 있는데 이 카스트에도 들지 못하는 달리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신분제도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그런 거 생각도 안하는 반면에 인도는 현대에 들어서도 카스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았다. 한 가족사를 통해 인도의 역사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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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문학전집 장편소설 4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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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록도 문학기행에 끌려갔다 온 뒤에 이 책을 읽었다. 갔다 온 뒤에 읽으니 장소 같은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꼭 갔다 와야 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되었다. 소록도에 가서 여러가지 알게 된 것이 많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크게 영향을 끼치진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들의 천국이란 책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 나병 환자들의 섬, 소록도에 새로 원장이 부임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 원장은 살아있는 시체처럼 지내는 원생들을 보고 섬을 진정한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수십년 간 배반에 시달려 온 원생들은 조 원장이 하라는 대로 그냥 할 뿐 마음 속은 여전히 시체처럼 지낸다. 끈질긴 노력 끝에 원생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한 조 원장은 간척 사업을 한다. 자신들의 손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간척 사업은 공사가 끝이 보일 기미가 안 보이고 육지 사람들의 공작 때문에 조 원장은 끝내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섬을 떠난다. 그 외 생략...

 소록도라는 병자들의 공간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록도의 역사는 물론이고 나병 환자들의 애환과 심리를 잘 보여준다. 조 원장은 끝까지 사랑으로 했으나 섬 원생들은 결국 그를 내쫓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조 원장의 운명이 섬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온다. 책은 조 원장의 연설 연습을 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연설 내용 중에 이런 것이 있다. 환자들과 일반인들이 서로 차별을 두지 않고 가깝게 지내며 이해를 하며 살자는 내용이다. 항상 차별을 받아오며 살았던 나병 환자들의 마음도 치유하자는 그런 것이다. 47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빨려들어 읽다보니 금세 읽었고,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할 만큼 감동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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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털] 서평단 알림
열일곱 살의 털 사계절 1318 문고 50
김해원 지음 / 사계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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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전까지는 대체 뭐하는 책인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두발자유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는 굉장히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은 열일곱살 소년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 주인공은 세상과 맞서게 된다. 학교는 두발단속이 굉장히 엄격했다. 그 속에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이발사라 주인공은 별 탈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 선생님이 학생 한 명의 머리를 라이터로 태우려고 하는 것을 보고 주인공은 라이터를 쳐내고 체육 선생님의 팔을 붙잡는다. 그 뒤로도 주인공은 두발자유를 위해 아이들을 끌어들인다. 그 일이 들켜 부모님을 학교에 모시고 오게 된다. 그 뒤로는 생략...

 이 책을 보면서 내 학교도 떠올랐다. 내 학교는 두발규제가 있긴 한데 잘 단속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냥 지금은 머리를 마음대로 기르고 있다. 그런데 가끔 새학기가 되면 의례적인 행사처럼 두발단속을 한다. 나도 걸려서 자른 기억이 있다. 또 작년까지만 해도 학주가 바뀌기 전이라 두발단속이 있었다. 1학년때는 그냥 자르고 다녔지만 2학년 되니까 머리 자르는 것도 짜증나서 2학년 말쯤에는 아예 학교를 담 넘어서 다니고 학주가 교실로 올라오면 다른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도망치고 다녔다.

 주인공이 두발자유를 위해 세상과 맞서는 점은 꽤 통쾌했다. 그런데 결국 두발자유는 어른들의 도움을 받고 교장의 마음이 바뀌어서 이루어졌다. 학생이 세상과 맞서 이길수 있다는 해법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그 점이 조금 못마땅했고 주인공의 복잡한 가정사와 학교에서의 문제, 지역개발문제 등 여러 잡다한 이야기가 많아서 주제가 명확하게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게 주제 같은데 여러 이야기와 함께 흐지부지된 것 같다. 뭐 그래도 두발자유를 다루고 책도 쉽게 읽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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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20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엄마 부산 간 사이에 다 읽고 썼네!^^
아니~ 울 아들이 학교 담을 넘어다녔다니 아들의 재발견이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