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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엔 좀 애매한 ㅣ 사계절 만화가 열전 1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8월
평점 :
울기엔 좀 애매한, 정말 딱 어울리는 제목이다. 가난하고 되는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고아가 된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 혼자만 그런 것도 아니어서 울 수도 없는 인생. 그런 찌질이들의 삶이 군더더기 없이 그려졌다. 그러니까 서민 고딩들의 실제 모습을 잘 그려낸 것 같다.
가난한 고등학생이 꿈을 위해 뒤늦게 미술학원 만화반에 등록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만화반에는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다. 좋은 대학에 붙었음에도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을 못 간 재수생, 여고생 A, B, C, 그 중에서도 유일하게 부모님이 돈이 많은 여학생, 그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은 굉장히 현실적인 독설을 내뱉으면서 학생들에게 친근한 장난을 친다. 이런 캐릭터들 특히 고등학생들의 모습은 실제와 아주 비슷하다. 각 등장인물의 대사라던지, 행동묘사들이 실제 고등학생들과 많이 닮아 있어서 위화감이 없었다. 그만큼 이 만화는 현실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어려운 형편은 실제 나와 몇몇 내 주위 친구들을 보는 것 같았다. 내가 살고 있는 광산구는 서민들의 집합소 같은 지역이라, 그만큼 만화의 등장인물들과 충분한 공감이 되었다.
실제 찌질이들의 삶을 그려낸 만화다. 그래서 부자와 서민들의 차이도 나타났다. 부모님이 돈 많은 여학생은 다른 학생들의 작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 다른 학생들은 그럴 기회도 없이 수능으로 대학을 가야했다. 마지막 결말은 더욱 서글펐다. 대학은 어떻게 됐냐는 선생님의 말에 주인공은 활짝 웃었다가, 곧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끝까지 이 만화는 현실적이었다. 돈이 없으면 뭣도 안되는 것이다. 정말 희망과 위안 따위는 없다. 덕분에 이 만화를 보고 더욱 암담해졌다. 나도 고등학생인데 내년이면 수능보고 대학가야 한다. 돈도 뭣도 없으니까 노력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 등록금 싼 공립대로 가야겠지. 만약에 못 가면 군대나 가야 한다. 열심히 해야겠다.
결론은 돈이 최고라는 것이다. 내가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이유도 돈 때문이다. 어머니가 이 리뷰를 쓰면 5,000원이나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 돈 아니었으면 이 리뷰를 쓸 일도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