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문학전집 장편소설 4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소록도 문학기행에 끌려갔다 온 뒤에 이 책을 읽었다. 갔다 온 뒤에 읽으니 장소 같은 것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꼭 갔다 와야 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되었다. 소록도에 가서 여러가지 알게 된 것이 많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크게 영향을 끼치진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들의 천국이란 책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 나병 환자들의 섬, 소록도에 새로 원장이 부임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 원장은 살아있는 시체처럼 지내는 원생들을 보고 섬을 진정한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수십년 간 배반에 시달려 온 원생들은 조 원장이 하라는 대로 그냥 할 뿐 마음 속은 여전히 시체처럼 지낸다. 끈질긴 노력 끝에 원생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한 조 원장은 간척 사업을 한다. 자신들의 손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간척 사업은 공사가 끝이 보일 기미가 안 보이고 육지 사람들의 공작 때문에 조 원장은 끝내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섬을 떠난다. 그 외 생략...

 소록도라는 병자들의 공간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록도의 역사는 물론이고 나병 환자들의 애환과 심리를 잘 보여준다. 조 원장은 끝까지 사랑으로 했으나 섬 원생들은 결국 그를 내쫓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조 원장의 운명이 섬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온다. 책은 조 원장의 연설 연습을 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연설 내용 중에 이런 것이 있다. 환자들과 일반인들이 서로 차별을 두지 않고 가깝게 지내며 이해를 하며 살자는 내용이다. 항상 차별을 받아오며 살았던 나병 환자들의 마음도 치유하자는 그런 것이다. 47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빨려들어 읽다보니 금세 읽었고,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할 만큼 감동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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