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쥐다 보름달문고 39
전성희 지음, 소윤경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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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를 보고 느낌이 팍 왔다. 뭔가 재밌어 보이는 책이라는 냄새가 났다. 읽어보니 단숨에 다 읽을 정도로 분량도 좋고, 흡입력 있었다. 내용이 정말 독특했다. 

 인간들이 사는 세계 밑에 쥐들의 세계가 있다. 인간들이 하는 것처럼, 옷을 입고, 일을 하고, 차를 몰고 다니는 쥐들의 세계의 이름은 '뉴토'. 그 곳에 인간들 틈에서 살아가던 '야만쥐'인 '나루'가 우연히 들어간다. 역사학자인 '고리 아저씨'와 살아가던 '나루'는 '뉴토'의 모든 것을 장악한 '파라' 일가의 비밀의 일부분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을 숨기고 있던 '파라' 일가를 파헤치기 위해 조사하던 '고리 아저씨'와 '나루'는 결국 그들에게 쫓기게 되고, 하수구로 숨게된다. 그 곳을 거점으로 착취당하는 쥐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나루'는 열심히 뛴다. 

 이런 내용이다. 이 책에 나온 '뉴토'라는 쥐들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와 매우 흡사했다. 기본적인 의식주 뿐 아니라, 착취당하는 노동자, 빈민층, 사회약자들까지 잘 나타나 있고, '파라'일가의 독재체제도 인간들의 독재 형태와 비슷하다. 모든 진실을 엄폐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사회의 모든 부분을 장악하는 등, 정말 비슷하다. 그 독재에 대항하는 '나루'의 행위도 인간들과 비슷하지 않은가? 이런 비슷한 점으로 작가는 쥐의 세계로 인간 세계를 풍자하며 인간세계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쥐의 세계를 통해, 인간 세계의 단점을 여지없이 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어린이 문학이 아니라 생각할만한 가치가 있는 진지한 책이 되었다.

 책에서 결국 '나루'는 '파라'일가에 맞선다. 그리고 쥐는 쥐답게 살아가자며 쥐들을 선동한다. 그런데 과연 '뉴토'의 쥐들이 쥐의 본성을 되찾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철저하게 '뉴토'에 길들여진 쥐들은, 갑작스럽게 야생으로 홀로 버려진 인간처럼 사회로부터 벗어난다고 사회성이 쉽사리 사라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나루'는 '뉴토'의 쥐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쥐다운 쥐인 '나루'는 '뉴토'의 쥐들이 할 수 없는 땅굴파기, 벽타기 등을 할 수 있다. 그런 '나루'의 모습은 허약한 '뉴토'의 쥐들과 비교된다. 확실히 쥐는 쥐다운 게 나을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사람은 어떨까? 이 책은 인간을 쥐에 풍자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인간다운 것은 무엇인지. 책의 제목은 '난 쥐다'이고, 책의 결론은 독재체제에 반대해 쥐답게 살자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과연 인간은 어떤 것이 인간다운 것인지 알고 싶다. 쥐와 인간은 엄연히 다르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이 책의 내용과 주제를 인간 세계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 지 알고 싶어졌다. 단순히 인간 세계를 풍자하는 것에 끝나는지, 결론까지 의미를 부여하여 인간 세계에 어떤 의미를 전하고 싶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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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9-1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주 재밌게 읽었네 보네.
용돈 5,000원 확보했으니, 수선 맡긴 교복 찾아다 놓을게!ㅋㅋ

라로 2010-09-18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에게도 소개를 해주면 좋아할것 같아요!!
모전자전이라고 리뷰도 잘 쓰네요~.^^
2만원은 받아야 될것 같은데???3=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