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관 3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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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루스가 생존해 있었을 당시, 미트리다테스 왕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소아시아에 위원단을 파견했다. 스카우루스는 니코메데스 왕과 아리오바르자네스 왕을 복위시키고, 미트로다테스에게 함부로 격경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주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퀼리우스가 수석으로 파견된 위원단은 탐욕을 더 우선했고, 그들을 맞이한 아시아 속주 총독 롱기누스는 그들보다 한치도 다르지 않았다. 탐욕이라는 공동 목표에 의기투합한 속주 총독과 위원단은 예정대로 두 왕을 복위시켰는데, 로마 본국이 이탈리아 전쟁에 여념이 없어 아시아로 눈을 돌릴 여력이 없을 거라는 판단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이는 미트리다테스에게 전쟁을 일으킬 빌미를 만들어 준 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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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라가 우려했던 폰토스의 왕 미트리다테스가 음직이기 시작했다.  현명한 스카우루스가 이런 실수를! 그나저나 이집트 족보는 더 복잡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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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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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기차역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리스트 동조자로 유력한 용의자 스물두 살 빈민가 여성 지반이 검거된다. 그녀는 자신의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하지만 분노에 차 피를 원하는 들끓는 대중에게 던져 줄 희생양이 필요한 정부는 조작된 증거와 거짓 증언으로 그녀를 단숨에 테러리스트로 만들어 놓는다.   






 



 
빈민가 젊은 여성이 테러리스트에 동조한 사건은 단숨에 모든 언론 매체를 장악하면서 최대 이슈로 떠오론다. 거짓 증언에 의한 여론 형성과 영화처럼 짜놓은 시나리오 덕분에 여론은 마음껏 지반을 비난하고 저주한다. 그런데 여기에 본의 아니게 지반의 인간 관계에 엮인 두 사람이 등장한다. 한 사람은 지반의 학창 시절 체육 선생이고, 다른 사람은 한 동네에 살고 있으며 지반에게 틈틈이 영어를 배운 배우지망생 러블리다. 체육 선생은 당시 가난한 지반에게 도시락을 주며 호의를 베풀었는데 그녀가 말도 없이 학교를 떠나자 지반의 됨됨이를 의심하며 모욕감을 느낀 사람이고, 러블리는 지반이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증언해줄 수 있는 유일한 증인이다.   
 



기차역에서 국민복지당의 비말라 팔의 연설을 듣고 감화되어 국민복지당 집회를 찾아간 체육 선생은 두번째 참여한 집회에서 우연히 사소한 기계적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계기가 되어 비말라 팔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체육' 선생이라고 무시 당하는 학교에서와는 다르게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며 들뜬다. 때마침 서민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당의 이미지를 위해 얼굴이 필요했던 비말라 팔은 그에게 호의를 베풀며 접근하는데, 심지어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젊은 여성 테러리스트의 스승이라니. 체육 선생은 비말라 팔에게 더할나위 없는 맞춤 인물이었던 셈이다.  


법정의 증인석에서 재판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향해 지반만큼 선행을 베푼 사람이 있냐며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던 러블리는 자신이 한 증언 덕분에 유명세를 탄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조건은 법정에서 했던 발언과 더 이상 증언은 삼가해야 한다는 것.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지반의 편을 드는 사람을 출연시킬 수 없다는 이유다.


자기 편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지반은 뇌물을 써 기자와 면화를 성사시킨다. 친절하고 다정하게 접근한 기자는 지반이 말하는 대로 기사를 쓰기로 약속하고 취재를 해간다. 이 남자, 분노에 찬 여론의 부담을 안고 지반의 얘기를 있는 그대로 써줄지 의문이다.  
 






​지반과 러블리는 사회적 약자의 집약체다. 지반은 콜라바간 빈민가에 살고 있는 경제 최하층민이고 배척당하는 무슬림이며 여성이다. 러블리는 트랜스 여성으로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고 집을 나와 빈민가에서 거주하며 배우를 꿈꾸는 성수소수자다.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판매직으로 취직한 후 돈을 모아 부모님을 모시고 빈민가를 탈출하 것이 꿈이었던 지반과 가난한 성소수자라는 약점을 이용해 착취를 당하면서도 배우의 꿈을 잃지 않는 러블리, 그리고 선생이라기보다는 학교 허드렛 일을 하는 사람에 가까운 체육 선생. 이들이 작정하고 달려드는 공권력에 속수무책 당하고, 그 유혹에 넘어가는 상황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언급한 세 사람 뿐만 아니라 소설에 등장하는 국선 변호사, 기자, 보좌관, 강제 철거에 투입된 경찰관은 권력자들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소설, 여러모로 무척 낯익다.  


범인을 정해놓고 거짓 증언과 조작된 증거, 마치 소설을 쓰듯 물 흐르듯이 보도되는 언론. 시나리오를 짜놓고 용의자의 자백만 요구하다 결국에는 무력을 사용해 강제적으로 서명을 받아낸 진술서. 우리나라 군사정권 시절에 자행되었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뿐만 아니라 지반과 같은 교도서에 있는 여성들의 면면과 그들이 수감된 죄목, 그리고 불법을 저지른 유명인사는 고작 가택연금에 처해진 사실은 대조를 이루며 현재 우리의 모습과 일치한다. 또한 선거철마다 새로운 공약을 내거는 정당에, 한쪽은 희망을 걸고 다른 한쪽은 그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 현실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지시하는 대로 폭력을 동반해 빈민가 강제 철거를 시행하는 경찰, 강제 철거 도중 과잉 진압으로 해고당한 후 늦은 밤 고속도로에서 노략질을 하는 전직 경찰. 중산층 아이들은 자신의 나라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하고, 하층민 아이들은 책상도 없는 교실에서 공부하며 요원하기만 한 경제적 신분 상승을 꿈꾼다. 공권력에 의한 상해 피해는 어느 곳에서도 책임지지 않고 그 피해는 온전히 개인의 몫이며 함부로 발설하기에도 두렵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빈민가 사람들을 도시에서 5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거주지를 마련해 정착시키는 정부. 그럼에도 이런저런 이유를 든 여론의 비난은 하층민에게 쏟아진다. 국선 변호사 혼자 처리해야 하는 사건은 70가지가 넘으니 정확한 조사는 엄두도 낼 수 없으며 그조차 상부의 지시대로 움직여야 출세길이 열리니 소신대로 처리할 수도 없다. 유력 정치인 보좌관은 난민 보조금을 노리는 사기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뒷돈을 받는다. 애국심을 명분으로 양심과 맞바꾼 신분 상승은 체육 선생을 서민 계층에서 벗어나게 주었다. 당에서 월급을 받게 되면서 할부없이 오븐을 살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이 한번도 고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선생이라는 직업을 지방의 학교마다 돌아다니며 연설을 통해 직업의 사명감을 강요한다. 일개 체육 선생에서 교육부 수석 자리까지 수직 상승한 체육 선생.  


무슨 이런 나라가 다 있을까싶겠지만, 이 모습이 우리의 현재다.






이 소설에서 체육 선생이 각성할 기회가 딱 한 번 제공된다. 외곽 지역의 한 마을에서 당 집회 도중 힌두교도들이 무슬림 가족들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비말라 팔은 이 사실을 은페 및 조작을 지시하는데, 이때 체육 선생은 그 진실을 거짓으로  바꾼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다. 체육 선생은 그동안 당의 지시로 법정에서 천연덕스럽게 수차례에 걸쳐 거짓 증언을 했는데, 왜 유독 무슬림 가족 폭력 사건에는 두려움을 느꼈을까? 직접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거짓 증언으로 감옥에 간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졌는지 모른다. 바로 잊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직접 본 무슬림 가족 사망 사건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어떤 짓을 했는지 각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비말라 팔의 어르고 달래는 말에, 그는 양심을 고이 접었다. 국가를 위해서 작은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명분으로. 무엇보다 자신은 더이상 서민이 아니지 않은가.


권력과 대중에 의해 이용당하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언제든 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는 허위를 좇는 사람이 비단 체육 선생과 러블리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소설에 등장하는 국선 변호사, 기자, 보좌관, 강제 철거에 투입된 경찰관은 안다. 진실이 무엇인지. 그렇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신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데. 그리고 외면하면 장미빛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는데. 그러나 만약 이들이 입을 모아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진실을 얘기한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하지만 여기에는 어느 수준이 될지 알 수 없는 불이익을 감당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의 딜레마는 시작된다. 양손에 가득 쥔 사람들도 구현하지 않는 정의를, 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내가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다.
 
 



지반이 바랐던 것은 지금의 삶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이었다. 경제적 신분에 의한 차별, 자본주의가 잠식한 언론의 기업화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말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시종일관 지독하다싶을만큼 현실적이다. 이 소설에 정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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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
줄리아 보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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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시대를 다른 관점에서 다뤘다는 부분에서 흥미롭네요. 어떻게 짚어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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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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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 
 



배우 지망생 러블리는 지반과 마찬가지로 콜라바간 빈민가에 살고, 가끔 지반으로부터 영어를 배운다. 지반의 알리바이를 증언해줄 유일한 증인인 러블리는 지반의 어머니를 찾아가 그녀의 무죄를 증언하겠다고 약속하고, 법정에서 하나같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충격을 받는다.  
 


248.
"지반은 착한 아이죠. 시간을 내서 가난한 사람들을 가르친 거니까. 여러분 중 몇 명이나 살면서 그런 일을 했죠? 당신들 전부 뭔데 지반을 함부로 심판하는 거예요?"
  
 
 

지반보다 더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러블리의 증언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뜻하지 않게 지반의 증언으로 러블리는 유명세를 타고 인터뷰어들이 따라다니는 스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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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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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선생 
 


우연히 기차역에서 국민복지당의 비말라 팔의 연설을 듣고 국민복지당 집회를 찾아간다. 아내는 정치인 말을 모두 믿나며 비웃지만 체육 선생은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해 비말라 팔의 연설에 희망을 품고 싶다. 두번째 참여한 집회에서 예상치 못하게 비말라 팔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체육' 선생이라고 무시 당하는 학교에서와는 다르게 존중받는 기분을 느끼며 들뜬다. 그리고 곧이어 국민복지당의 이인자가 체육 선생이 근무하는 학교의 행사를 둘러보러 온다. 그는 비말라 팔의 방문이 자신 때문이라고 여기지만 아내는 테러리스트가 다녔던 학교를 보러 온 것이라고 쏘아 붙인다. 그리고 몇 주 후, 체육 선생 앞으로 국민복지당에서 보낸 초대장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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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희망을 품는다. 그 희망이 무관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의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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