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니체와 함께하는 철학 산책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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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글마다 마음을 참 많이 흔드는 장석주 시인이 어떤 방식으로 니체에 접근할지 기대가 된다. 그의 글과 니체의 만남이라...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어느 한편으로는 찰떡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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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1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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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대에도 파벌은 존재했고, 그 파벌의 구성원들을 조종하기 마련이었다. 원로원의 수많은 파벌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한 보니는 종종 선거를 독점하고, 법정의 주요 관직을 모두 자기네 사람들로 채우고, 민회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보니는 아무것도 표방하지 않는다. 다만 변화에 대한 혐오가 뿌리 깊다.   

최고의 명문 귀족임에도 카이사르는 변화에 찬성했다. 먼 변방 지역에서의 공직생활을 통해 변화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깨달았다. 총독들의 부패와 탐욕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제국은 파멸을 맞을 터였다. 로마의 모든 요소들이 관심과 규율을 절실히 필요로 했으나, 사소한 변화도 용납하지 않는 보니는 이를 철저하게 거부했다. 15개월간의 히스파니아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이제 곧 서른두 살이 될 카이사르에게 목적 달성을 위한 확실한 길은 군 사령관이 되는 것, 그리고 그는 로마의 일인자에 오르길 원했다. 


어디서 많은 들었을 법한 얘기고, 떠오르는 사람도 한두 명이 아니다.
얼마 전 대선 선거가 끝났고, 곧 총선이 다가온다. 해마다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당을 옮긴다. 그러다가 당선이 되면 다시 복당하는 형식으로 헤쳐모여를 반복하고, 이들을 비롯한 고위직 관리자들은 제 사람 꽂아놓기에 여념이 없다. 

끊임없이 진보와 변화를 촉구하지만, 세상사는 어쩜 이렇게 인쇄소에서 찍어내듯 다를 바 없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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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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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가 노인 터치트와 외모가 볼품 없는 그의 아들. 그리고 젊은 터치트의 친구인 아름다운 청년 워버턴 경. 세 사람은 연애와 결혼, 삶의 권태에 대한 소소한 잡담을 나누다가 터치트 부인과 함께 미국에서 올 예정인 조카딸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노인은 워버턴에게 적극적으로 연애를 권하면서도 호탕하게 웃으며 그들의 질녀에게는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 아닌 경고를 한다. 어쩐지 시작부터 진한 암시가... .  



헨리 제임스의 작품들을 읽어봐야겠다고 작심한 차에 좋은 기회가 주어져 <여인의 초상>을 먼저 읽는다. <대사들>도 조만간 도착할 예정인데, 이 작품의 서문(서문만 스무 쪽이 넘는다)과 1장만으로도 기대감이 높아진다. 서문에서 헨리 제임스는 소설의 인물, 주제, 형식,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 등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피력하는데, 소설과 별개로 이 부분도 흥미롭다.  


1장은 별다른 내용없이 일상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뿐인데 재미있네. 지인이 남자들 수다도 만만치 않다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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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자리
고민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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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나는 무엇이 되어보려고 한 적이 없었다. 



정리해고를 당하고 실업급여를 모두 받아 쓸 때까지도 재취업은 어렵기만 하다. 살고 있던 집을 비워주고, 가진 돈에 맞춰 이사를 한 후 라면에 물릴대로 물린 상황에서 발견한 플라워약국의 구인 광고. 다른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면 약국에 면접을 보러 갔을지는 알 수 없지만, 카드 결제액을 알리는 문자와 플라워약국 외에는 어디에서도 연락이 없기에, 발걸음은 약국을 향하고 있다.  








 
학생-수험생-취준생으로 이어지는 '생'의 궤적, 그리고 직장인보다는 여전히 직장'생'에 가까운 흐름의 중간에서 하루 아침에 백수가 되어버린 '양'. 이때 '양'이 느낀 감정은 '익숙했던 '생'의 자리를 박탈당하자 무엇이든 되어야 한다는 위기감이었는데, 스스로 '샐러리맨'의 위치를 던져버린 나조차도 위기감을 느꼈기에 이 감정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면접을 위해 마주한 김 약사는 '양'에게 유령이라고 말한다. 출근하는 날 처음 만난 '조 부장'을 소개시켜주는 김 약사는 그 역시 유령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양'은 유령이 되기로 했다. 자기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그러려니 하기로, 상실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직장 생활을 비롯한 사회 관계가 늘 계산적이고 기계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우스갯말로 하는 라인 타기와 제 잇속에 맞춰 관계를 맺고, 무한 경쟁 안에서의 승자독식 방식이 삶을 일정 부분 피폐하게 함은 부정할 수 없다. 김 약사의 기준대로라면 우리는 삶의 일정 부분을 유령처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조'는 자신이 왜 유령이 됐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자기가 유령같은 존재가 됐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령'이 되는 것은 사회에서 뿐만이 아니다. 부모님과 있으면 불행하고, 혼자서 고독과 대면할 때보다 훨씬 외롭다는 '양'의 단편적인 말을 통해 가족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특히 '양'과 그녀의 어머니를 보면서 모녀 사이의 애증에 대해, 여전히 유교적 사고가 지배적인 우리 사회에서 어머니에게 딸이 갖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이 길어졌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는 적절한 거리두기는 어떤 관계에서든 참 쉽지 않다.  


나의 성장은 급여 통장에 찍히는 액수와 비례하고, 분업이라는 것은 사용자의 안전과 편의보다는 수익에 의해 결정나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불과하다는 사실, 그래서 실패자는 유령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쓰디 쓰다.  


불신 앞에서 논리는 무용하고, 세상은 불신으로 점철되었다. 상대를 신뢰하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것으로 치부될 수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느 누군가에게, 어떤 흔적으로 남게 될까. 아니, 흔적이 남기는 할까.  


ㅡ 


'양'은 불운의 확률과 행운의 확률에 대해 묻는다. 이 역시 어디에 기준을 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질문일 터다. 그런데 그보다는 왜 잭팟을 꿈꾸는 세상이 되어가는지에 대해 물을 일이다.  


구조조정이 마치 유행하는 챌린지라도 되는 듯 너도나도 동참하던 시기에 재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회사에서 제비뽑기 하듯 조정 대상이 정해졌고, 그안에는 이제 막 아버지가 된 선배, 결혼을 불과 며칠 앞둔 동료, 입사한지 고작 1년이 채 안 된 후배도 있었다. 이듬해에 공채 모집을 통해 퇴사한 인원보다 더 많은 신입들이 입사했다. 부당함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는 이들 역시 유령이 아닐까. 그렇게 보면 그 당시 나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이 유령이었다.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심을 거두는 순간 유령이 된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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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김지선 옮김 / 뜨인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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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경이로운 에세이와 독서에 대한 조언은 그야말로 금과옥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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