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방식으로 구혼하고 캐서린이 받아들였다고 여기는 존 소프. 약혼자가 있음에도 그가 물려받을 재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다른 남자를 찾는 이사벨라. 이사벨라가 자기의 오빠를 캐서린이 부추겼다고 에들러 비난하는데, 본인이 틸니 대위에게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꼴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열일곱 살 소녀가 약혼했다고 해서 다른 이성에게 호감조차 가질 수 없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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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이
로미 하우스만 지음, 송경은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23세 여성 레나 벡의 실종으로 시작된 소설은 14년 동안 딸을 기다리는 아버지 마티아스, 납치되어 오두막에서 4개월 동안 갇혀 살았던 야스민 그라스, 높은 지능과 엄마의 교육으로 탁월한 지적 능력을 보여주는 열세 살 소녀 한나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도입부에서 높은 긴장감을 선보이고 초반에 사건이 거의 해결되는 듯해 중반 이후에 이 소설이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궁금해진다. 소설은 아버지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한 소녀에게 섬뜩함을 느끼게 하고 이후 납치범과 납치 사건의 실체, 그리고 소설 후반부 가스라이팅의 주체가 바뀌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말로 향한다. 그리고 독자는 소설이 끝난 이후의 상상이 보태져 더욱 두려움을 갖는다.  


 
소설은 독자가 야스민을 통해 납치와 성폭행 피해자의 입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탈출 후 다행히 구조되었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된 야스민. 처절한 고통과 외로움을 아무와도 공유할 수 없는 야스민은 자신과 같은 상처가 있다고 여기는 레나에게 이입되어 그녀와 상상의 대화하듯 독백을 이어나간다. 그런데 야스민이 타인이 자신의 고통을 공유하지 못할 거라고 짐작하는 데에는 과거의 경험이 존재한다. 룸메이트였던 가장 친한 친구 키르스텐이 강간을 당했을 당시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던 야스민은 비로소 남성에게 강간.폭행은 저항으로 대응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납득했으며 아마도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는 순간, 누군가가 본인이 했던 똑같은 질문을 할 것임을 알았던 것이다. 
 


 
마티아스는 실종된 딸에 대한 악의적인 조작기사와 마녀 사냥에도 불구하고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아내가 만류함에도 언론을 도발적으로 자극한다. 그는 딸을 찾기 위해서 왜곡된 기사든 마녀 사냥이든 대중으로부터 사건이 잊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러한 그의 방식은 한나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마티아스가 취한 행동과 방식을 지지할 수 없지만, 부모로서의 절실함을 생각해 본다면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무의식 중에라도 딸을 빙자한 자기 위안이 아닌지는 따져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가장 중심에 있는 소녀 한나.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사람이자 가해자가 되어버린 소녀. 태어날 때부터 폭력과 억압, 감금이 일상적이었기에 그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한나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냉혹함을 보인다. 이는 똑같은 환경에서 성장한 동생 요나단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주입된 지식이 모든 상황의 판단에 기준이 되고 죄책감이나 사랑 등 감정에 전혀 동요되지 않는 모습은 단순히 환경적 요인이라고만 보기에는 어렵다.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의 소설이지만 아이만큼은 구원하고 싶었던 레나와 야스민의 희망과 노력, 그리고 절망에서도 삶의 끈을 놓지 않았던 야스민의 삶에 대한 열망이 소설 곳곳을 환하게 비춘다. 
 


그릇된 사랑이 여러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이 소설에서 삐뚤어진 사랑을 했던 인물은 과연 납치범 뿐이었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쓴 지극히 사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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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남매와 캐서린은 함께 산책을 나서고 그들은 책과 독서,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세 사람은 관심사에 대해 주고받는데, 서로의 다른 생각을 비난 혹은 빈정거림없이 대화를 한다.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만 쏟아내고 동의를 강요하는 존 소프 남매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캐서린은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자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거라고 예감한다. 


그나저나 이사벨라와 제임스가 결혼 승낙을 받은 후 혼자 헛꿈 꾸며 남의 다리 긁는 소리나 하고 있는 존 소프는 어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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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라파엘전파 
 
예술가들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이나 관계를 보면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다. 모리스와 그의 아내 제인, 제인을 사랑하고 그녀를 모델로 삼아 <페르세포네>를 그린 로세티, 모리스와 제인의 딸에 관심이 있었던 버나드 쇼가 장모가 될 뻔한 여자를 모델로 삼아 쓴 희곡 <피그말리온>, 버나드 쇼의 희곡을 기반으로 한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까지(사족 - 영화 <마이 페어 페이디>는 개인적으로 아주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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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과 욕망이 허락되지 않은 시대의 여성은 오히려 남성의 욕망을 부추김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드러냈던 것은 아닐까. 이 당시에 팜파탈이라는 단어가 생긴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었을 터다. 예술가들 사이에서 불륜은 놀랍지도 않다. 따지고 보면 육체적 욕망을 알기도 전인 어린 나이에 결혼한 여성에게 정조와 순종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자유를 넘어선 방종이 우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납득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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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라전파 화가들이 선택한, 아름답게 불행해 지는 것.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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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라파엘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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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으로 급진전된 제국주의, 환경 오염과 빈부격차, 아동 학대 등 인간의 가치가 파괴된 시대 분위기를 배경으로 탄생했다.

예수의 삶을 생생한 현실이자 실재했던 역사임을 보여주고자 했던 밀레이는 혹평에 시달렸고, 내연녀를 그린 브라운의 그림은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도 자본주의의 법칙이 작용한다.




산업혁명 이후 제국주의를 거쳐 자본주의, 현재의 신자유주의까지, 예술 시장에서도 돈의 위력은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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