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정보전의 실패 
  
 
 
히틀러의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의 예상대로 연합군 내부의 갈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몽고메리가 아이젠하워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그 불만과는 반대로 서부 전선은 미군의 독무대였다.연합군은 전투가 아닌 지휘권 경쟁으로 그들만의 전투를 치르고 있는 셈이었다.  
  
 
 
거기다 연합군은 동부 전선을 막기 위해 전략적인 대공세를 취하지 못할 거라는 예상, 독일이 연료와 탄약, 병력 부족으로 공격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무엇보다 히틀러의 군권 장악력을 염두에 두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보 몇 가지를 간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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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독일 지휘부는 병사들을 협박해서 전쟁터로 이끌었다. 말장난같지만 그들은 독일의 군사이기 전에 국민이었을까, 국민이기 전에 병사였을까.  그나저나 몽고메리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혹독하다. 사소한 실수가 수백, 수천 명의 목숨을 좌우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앞세운 몇몇 장교들의 모습은 안타깝다. 그래서 인간의 전쟁은 한 치 앞을 모르나보다. 고구마 백만개 입안에 넣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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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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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소설집이다. 호러적 느낌이 강한 <해리건 씨의 전화기>와 <쥐>를 비롯해 한 남자의 서른아홉 해 일생을 거꾸로 짚어가는 <척의 일생>, 장편 '아웃사이더'의 후속작인 <피가 흐르는 곳에> 등 독특하면서도 각기 다른 네 편의 중편소설이 실려있다.





 



 
[해리건 씨의 전화기]


은퇴 후 도시 생활과 단절하고 싶어 시골로 내려온 부유한 노신사와 한 소년의 우정이 섬뜩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진다. 1년에 딱 네 번, 예의를 갖춰 직접 쓴 카드를 소년에게 보내는 해리건 씨로 인해 존중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크레이그스터. 작가는 이 두 사람의 대화와 이후 상황을 통해 과도한 소통과 고독할 권리를 침해당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어느 누군가에게 미칠 영향은 생각지도 못한 채 넘쳐나는 메세지들과 아무리 무음으로 설정해도 원하지 않는 소식까지 전달하며 울려대는 알람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적당한 심리적, 물리적 거리두기다.
 
 




[척의 일생]


대규모 지진으로 도시는 폐허가 됐고, 이로인해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물가는 급등했다. 도로 한가운데 싱크홀이 생기는가 하면, 플로리다는 늪지로 변하고, 세계 주요 식품 생산지가 사라지면서 각 대륙은 기근에 시달리고 벌이 멸종됐으며 자살자가 속출한다. 지구의 자전 속도까지 느려지면서 인류의 앞날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이 와중에 여기저기에서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척 크란츠라는 사람의 은퇴 기념 축하 광고가 등장한다. 도대체 척 크란츠는 누구인가?


연극처럼 3막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서른아홉 살의 척 크란츠라는 남자의 생애를 거꾸로 짚어간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척은 앞날을 예견하는 다락방에서 한 남자가 침대에 누워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과연 이 사람은 누구일까?  


스티븐 킹은 소설 전반부에 환경 오염과 탄소 배출에 의한 지구 온난화와 그로인해 벌어지는 기후변화를 꼬집으면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자연이 인간에게 내리는 재앙임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주인공 척 크란츠는 어떤 특정 인물이라기 보다는 인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보통의 사람들은 정작 하고 싶은 것을, 현재를 억누르며 살아온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은 언제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순위에서 밀려나고 꽤 오랜 세월이 지나면 내가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잊게 된다. 척의 삶에 이입되는 이유는 마치 거울을 보는 듯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대가로 지불하며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설정의 [쥐]는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린 작품 중 분량이 가장 적은 이 소설은 인간의 다양한 본능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폭풍우에 다친 쥐를 집안으로 들인 후 삽으로 때려죽일 작정을 했던 드류는 헐떡거리는 쥐의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 여기까지만 보면 드류는 무척 동정심이 많은 따뜻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데 쥐의 위험하면서도 달콤한 제안에 대해서는 고민도 없이 수락하고, 그 대가가 실행된 시점에서 드류가 보인 죄책감은 참으로 엉뚱하기 그지없다. 우리의 인생에는 크고 작은 쥐들이 득실거린다.
 
 





[피가 흐르는 곳에]


읽기 전 <아웃사이더>의 후속작이라는 소개에 살짝 걱정을 했다. 그 작품을 읽지 않았기에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싶어 찾아봤더니 총 800여쪽에 달하는 분량이라 일단 포기하고 읽기로 했다. 다행히 읽다보니 주인강 홀리 기브니가 어떤 인물인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됐고, 전작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었다(그래도 '아웃사이더'를 읽어봐야겠다).


미스터리 소설에 오컬트적 요소가 곁들여진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이방인(홀리가 지칭하는 명칭)'은 인간의 슬픔, 비통, 죽음, 충격 등 고통스러운 감정을 흡수하며 연명하는 존재다. 이는 매체에서 긍정적인 뉴스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건을 배달함으로써 몸집을 키우는 언론 매체와 이러한 기사에 부응하며 열을 올리는 대중들의 모습에 닿아있다.  


소설에서 '이방인'의 존재를 알아본 이가 한 명 더 있다. 아흔 살이 넘은 댄 벨은 퇴직하기 전까지 경찰서에서 범인 몽타주를 그리던 사람이었기에 얼굴이 조금씩 변해도 전체적인 틀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홀리는 이 존재를 어떻게 알아봤을까? 전작을 읽어봐야겠지만, 오로지 이 소설만 놓고 보자면 홀리는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과 거식증을 앓았던 것으로 보이고, 엄마에게 늘 주눅들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지 못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이방인'의 가장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는 대상이었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어두움을 밝혀주는 이들이 존재한다.  


회색으로 뒤덮인 새로 상징되는 악惡, 혹은 '이방인'은 차별, 억압, 폭력 등을 슬며시 부채질하면서 우리의 주변을 부유하며 그 틈을 노리고 있다. '이방인'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것도, 회색으로 뒤덮인 새가 활개를 치게 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네 편 모두 온기와 냉기를 오락가락하는 작품이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작품 속 주인공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단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이 들 수 있겠으나 그들을 붙들고 있는 온기 또한 우리에게도 존재하기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생각이다. 피가 흐르는 곳이 아닌, 연민이 있는 곳에 특종이 있기를 바람한다.






♤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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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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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래디는 알폰사를 찾아가 자신이 석방된 이유를 묻고, 그녀로부터 긴 이야기를 듣는다. 마침내 짧았던 사랑과 이별을 고한 존은 빼앗긴 자신뿐만 아니라 롤린스, 블레빈스의 말까지 되찾기 위해 서장을 찾아간다. 그의 진정한 방황은 지금부터 시작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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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운명이 있다 해도 우리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지. 운명이 처음부터 결정되는 것인지, 혹은 우연히 일어난 사건을 짜 맞추어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인지 모르잖나. 사실 우리 존재는 아무 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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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독일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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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협상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히틀러는 동부와 서부에서 소모전을 줄이고 마지막 대공세를 취할 계획을 세운다. 그는 두 개의 기갑으로 안트베르펜까지 밀고 들어가 연합군을 와해 시키고자 했고, 돌파 지점을 아르덴으로 골랐다. 울창한 숲인 아이펠 지역의 이점, 완벽한 기습으로 1940년의 승리를 재현려는 속셈이었다. 작전의 무모함을 파악한 장교들의 현실적 제안 및 해결책은 묵살되었다. 이 작전은 상급대장만 알고 있는 최상위 기밀이었고, 누설하면 처형이었다. 공격 개시는 12월 16일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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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충성스런 추종자들까지도 가능하지 않을 거라 여겼다는 이 작전. 이 정도면 거의 광신도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괴벨스야 워낙 유명하니 그렇다치더라도, 왜 다른 장교들조차 말리지 못했을까? 히틀러 한 사람이 수천명 병사들의 목숨 이상으로 값어치가 있다고 믿었던 걸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 개인보다 국가를 우선해 둔 장교들의 입장이 전해 이해안되는 바는 아니다. 비록 현실적으로 가망성이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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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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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대로의 삶을 살아온 시인의 시는 소박하고 진정성 있는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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