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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로 숨 쉬는 법 - 철학자 김진영의 아도르노 강의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평점 :

[2강 사유의 첫걸음]
현재 인문학 강의가 재미있다거나 독특하다는 말 속에는 인문학이란 삶에 위안을 줄 수 있다는 오해가 들어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강의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이 이미 어떤 공유된 목적을 무의도적으로 따라가고 있을지 모른다고 염려하며 진실을 보기 위해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부터 외면할 수 있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아도르노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강력한 도덕의식과 도덕적 자세를 얘기한다. 문화는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도록 만드는 환경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희구할 때 꾸며 나가고 싶어 하는 삶의 형태로 인간의 삶은 문화적일 수밖에 없다. 문화, 진실, 진리가 상품이 된 세상에서 문화는 절대 산업이 될 수 없다는 아도르노의 명제는 고루하게 느껴진다. 그가 문화는 쓰레기라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도르노는 논증을 하려 하지 않는다. 옳다 그르다를 분간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때문이다. 아드로노의 비판적 사유는 주관적 판단, 논리적인 판단, 도덕적인 판단을 전부 제거한 채 '사안은 이렇다'라고 던져 놓는 것.
고대에 사유라는 것은 올바른 삶에 대한 윤리적 사유다. 자기 삶을 사랑했기에 철학, 즉 사유의 궁극적 목적은 올바른 삶에 대한 고찰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삶은 물질적 생산과정의 부속물이 되었다. 물질 관계 속에 완전히 종속되어버렸고 사적 영역, 단순한 소비 영역으로 변했다. 아도르노가 묻는다. 이것이 올바른 삶이냐고. 그런 의미에서 현대의 학문은 애도다.
소비와 무관한 자기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