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봄에 날아든 선물같은 책입니다. 결혼하고서는 서툰 살림하랴, 아이들 키우랴, 직장까지 다니다 보니 사실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전화로 문안드리며 만족해야했던 시간들을 보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어느새 성큼 커버렸고,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동생 직장을 따라 우리집 근처로 이사오신 엄마. 오랫동안 터주대감처럼 살아오시던 동네를 떠나 갑자기 타향살이(?)를 하게 되신 엄마에게 의지가 되어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제게 온 것입니다. 낯선 곳에, 그것도 큰 도시에서 작은 도시로 오시다보니 모든게 불편하고 외로우셨을 엄마는 고향에 잠시 다니러 가실라치면 벌써 목소리부터 달라지셨습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엄마와 함께 가까운 뒷산을 오르기도 하고, 봄꽃이 활짝 피면 꽃길을 따라 걷고, 여름이면 저녁을 먹고는 해안선을 따라서 걸으며 별별 이야기로 수다를 떨며 함께 보낸 시간이 어느새 3년.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어렴풋이 제게 남아있는 묵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살아남을 느낍니다. 넉넉한 살림살이는 아니었기에 4남매를 키우느라 고단하셨을텐데도 정도 많으시고 알뜰하시고 손맛도 유난히도 좋으셨던 엄마. 아직도 열병처럼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이 미치도록 그립고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편지와 함께 엄마한테 드려야지!" 엄마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 담긴 편지와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제 마음 한켠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던 빛바랜 이야기들이 슬금슬금 떠오르고 가슴이 따뜻해져 옵니다. ’그래, 그랬었지.’하며 엄마와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도 늘어납니다. 거울을 보면서 점점 엄마를 닮아가고 있는 저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도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엄마가 더 생각나는 건 왜 일까요? 제가 운전을 하지 못하는지라 직접 모시고 여행을 하지 못한게 늘 마음에 걸려서 올해는 묵혀두었던 면허증을 꺼내 꼭~ 운전을 하고말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맛있는음식으로 소문난 곳, 엄마가 가고 싶으신 곳을 함께 여행하는 것이 저의 작은 소망이기 때문이지요. "사진은 뺄셈이다!" 사진을 찍을 때 원하는 것을 부각시키고, 나머지 것은 과감하게 빼버리라는 말이었지요. 그 말을 듣고 저는 저 자신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과감하게 버려야 되는 것을 너무 많이 싸안고 사는........ 물건이든 감정이든 일이든 버릴 것은 미련 없이 버려야 될텐데 아직도 저는 너무 많은 욕망의 보따리를 이고 지고 사는 것 같아요. -17
예뻐요^^ 1등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아쉽게도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다에와 교코 두 명 콤비가 이번에는 또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지 궁금하게 만든다. 서점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그동안 책을 보러만 다녔던 나의 시선을 다르게 바꾸어 주었다. 서점에 책만 보러가는 것은 아니었음을 이렇게 새삼 깨우치게 되다니..... 서로 일상적인 인사는 물론 그 곳에서 또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게 되고, 책꽂이에 꽃혀있거나 혹은 진열대에 누워서 진열된 채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들 하나하나에 보이지 않는 섬세한 손길들이 묻어있었음을 무심하게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추리소설이라하면 섬뜩하고 기괴한 사건들일 것이라 예상했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점과 사건이 벌어지는장소가 서점이란 점이 특히나 흥미로웠다.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을법한 기발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들. 책 제목만으로 숨은 메세지를 전달하거나 사건을 미루어 짐작하기도하고 어렵고 난해해 보이는 사건을 척척 해결해 나가는 교코의 명석함에 탄복을 할 뿐. 책 주문만으로도 사건의 파장은 크게 일어나 반전으로 이어졌고, 견학차 왔던 서점에서 발견한 책 한 권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도 했으며, 정작 자신이 유명한 추리 소설가이면서도 오래토록 자신을 괴롭히는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던 해답을 구하게 되는 등, 어둡고 차가운 추리소설이 아니라 명랑하고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또다시 나의 짧고도 엉뚱한 추리력을 발동시켜보며 다에와 교코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보지만 늘 뜻밖의 결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음은 어쩔수가 없는 현실이다. 서점에는 책만 파는 곳이 아니다. 그 곳에서 만난 인연들이 있어 즐겁고 위로받게 되고, 어떤 이는 사랑을 찾기도 한다.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던 서점 미스터리를 읽으면서 내가 다녔던 서점과 다에가 일하는 곳의 모습을 비교해보곤 한다. 책만을 좋아했던 나. 서점을 다니면서 읽고 싶은 책, 흥미로운 책에만 집중되어 있던 나의 좁은 시선을 사람들, 그들의 사연, 채들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 등으로도 돌려서 보다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책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그 곳이 어디던지 따뜻한 정이 있고 또 제나름대로의 사연이 있음을.... 이야기를 쓴 건 선생님이더라도 책은 선생님 혼자만의 것의 아니니까. - 241 제각각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뭔가를 주고 뭔가를 얻는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냐 아니냐를 놓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265 좋아하지 않고서야 이 일을 어떻게 해, 하는 말을 자주 듣지만 좋아하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눈이 팽팽 돌아가는 나날이다. ...................................... 하지만 책을 매개로 일어나는 자그마한 사건들은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자극적이고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게도 한다. -283
닉네임도 참 예쁘시네요^^ 잘 읽고 갑니다
봄이 성큼 다가오는 듯한 책이네요.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