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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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패러디 한 것 같은 제목의 이 소설, 저자의 다른 시리즈인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와 비교하자면 유머 미스터리 형식은 그대로 가져와서 캐릭터를 한층 더 강화한 느낌입니다. <마법사와 거꾸로 된방>, <마법사와 잃어버린 단추>, <마법사와 두개의 서명>, <마법사와 대타자의 알리바이> 4개의 이야기가 수록된 연작단편집입니다.

 

주인공 '오야마다 소스케'는, 마흔을 코앞에 둔 미녀 상관 '아야노 츠바키' 경위에게 시달리는 것이 살아가는 보람이라고 말하는 변태적인 면모를 지닌 신입 형사입니다. 이 둘을 중심으로 한 경쾌한 시추에이션과 함께 살인사건 수사를 해나간다는 것이 각 단편들의 기본적인 분위기가 되겠습니다. 등장인물을 제외하면 저자의 전작들과 비슷한 구성입니다만, 다른 작품들과 이 작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등장 인물 중에 '마리'라는 마법소녀가 끼어있다는 것입니다. 마법소녀인데 게다가 독설가이기까지 합니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마법사라는 존재가 등장하면 일단 의구심을 품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현실세계의 독자들이 대상이라면 현실세계의 상식으로 추리를 해나가야 미스터리 소설로서 성립하는 것이니까요. 역시나 이 소설 마법 소녀가 마법을 사용해 갑자기 범인을 지목하긴 합니다만, 그런데 다행인 것은 현실세계에서는 마법 소녀가 진범을 지적한다고 해서 그대로 받아들여 사건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이 시리즈는 주인공이 진범이 누구인지를 알아버린 시점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추리를 통해 범행을 증명해내는 데에 초점을 맞히고 있습니다. 이른바 도서 미스터리 입니다.

 

대신에 히어로가 되어야 할 마법 소녀가 결과적으로는 벤치멤버같은 역할밖에 안되는 인상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마리가 범행현장에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금 설명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이것은 물론 나중에 밝혀질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이런 점이 큰 단점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특징은 역시 견고한 추리를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즐길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어찌되었든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을 좋아하면 이 작품도 좋아할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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