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EBS 다큐프라임
정지은.고희정 지음, EBS 자본주의 제작팀 엮음, EBS MEDIA / 가나출판사 / 2014년 7월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자본주의는 옷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입고 있지만, 누구는 뛰어난 감각을 발휘하면서 자본주의라는 체제를 본인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이용 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허름한 몰골을 하고 다니게 되겠지요. 이러한 차이에는 정책의 문제도 있겠지만, 개개인에서 그 이유를 찾자면 자본주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도는 이미 어린 시절의 교육에서부터 격차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자본주의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금융지식으로 손해를 보거나 낭패를 보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책에서는 사람들이 흔히 잘못 알거나 착각하기 쉬운 자본주의의 특성에 대해 지적하고나서, 기업들의 상술에 맞서 소비자가 살아남는법, 우리가 돈에 대한 감각이 점점 무뎌지는 이유등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마지막으로는,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어떻게 금융교육을 시켜야 하는가 하는 내용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우리가 막연히 신봉하는 재테크의 맹점, 소비자로 하여금 착각에 빠지게 하고 소비심리를 조장하는 마케팅의 함정, 화폐가 아닌 숫자로만 표현되면서 무감각해진 금전감각과, 빚과 대출의 무서움등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우리의 은행 시스템은/ 아이들의 의자 앉기 놀이와 다를 바 없다/ 노래하고 있는 동안은 낙오자가 없다/ 하지만 음악이 멈추면/ 언제나 탈락자가 생긴다/ 의자는 언제나 사람보다 모자라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라는 제목에서 기대하게 되는 디테일한 지식이나 재테크 기법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의 상황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서 북유럽 국가와의 단순 비교를 선택한것도 다소 아쉬움입니다.

EBS에서 방영된 다큐 프로그램인 <자본주의>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듯 합니다. 자본주의 함정에 빠져 돈과 빚의 노예가 되어 허우적대지 말자, 잘못된 재테크, 소비행태를 점검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금융교육을 시키자는 컨셉에 맞게 어렵고 딱딱한 소재를 가상의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마치 티비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쓰여져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금융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그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