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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 ㅣ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6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결석한 동급생 여자아이의 집에,
급식으로 나온 빵과 숙제를 전달하러 간 초등학생 남자아이 둘이 그날 밤부터 기이한 악몽에 시달리게 되는 표제작 <붉은 눈>을 포함해서
8편의 단편과 4편의 괴담기담이 수록된 공포 단편집입니다.
결석한 여자아이의 이름은 '마도
다카리'라고 합니다. 전학생이지만 어른스럽고 머리도 좋은것 같은데다가 어딘가
신비한 분위기마저 풍길만큼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이기도 해서 아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입니다. 어느 날 학교에 오지않은 그녀의 집에 숙제를 전달하러 간 아이들은 집주변에서 알수없는 불길한 기운을
느낍니다. 마도 다카리의 부름에 자신도 모르게 집 안을 들여다본 아이는 그 안쪽에서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때부터 아이들은 꿈속에서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대반전이 등장한다거나 하는
다이내믹한 전개는 아니지만 전통적인 괴담의 맛이랄까, 담담한 듯 하면서도 흡입력이 있습니다. 토속신앙에 기반을 둔듯한 재앙을 막는 몇가지
방법들이 흥미롭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공포라고 하면 확실히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고 집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그보다는 읽을수록 차곡차곡 부풀어
오르는 기이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단편이었습니다.
제일 으스스했던 것은 <뒷골목의 상가>입니다. 마지막의 실화인지 픽션인지 그
애매한 느낌이 확실히 괴담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가 그대로 화자가 되거나 화자가 작가가 되거나, 실화인듯 하면서도 소설인듯한 절묘한
느낌이 좋습니다. 오로지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단편 <한밤중의 전화>는 대화
사이사이의 긴장감이나 상대편 상황의 불확실함이 꽤 공포스럽게 다가옵니다.
문장도 술술 읽히고 하드코어한
호러소설은 질색인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단편집입니다. 하나같이 으스스한 이야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소름돋는 공포라기 보다는 후유증없이 뒷끝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괴담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괴담과 기담, 그리고
현실과 이세계 사이의 걸쳐있는 듯한 애매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등장 인물이나 현상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 부분도 있고, 미쓰다 신조 소설의 분위기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격인 단편집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