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첩 클라우즈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7
애너벨 피처 지음, 한유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에드거 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미스터리 소설을 생각하고 읽은 것이지만 막상 읽어보니 성장소설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도 흥미롭지만 그보다는 상처입은 한 소녀가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이 더 마음을 움직입니다.

 

샌드위치를 먹다 흘린 잼이 선명하게 묻어있는 편지 한통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조이'라는 가명을 쓰는 한 소녀가, 현재 수감중인 사형수와의 서신교환을 통해 자신이 남자친구를 죽였다는 놀라운 고백을 해 온 것입니다. 이후에는 시간순으로 편지의 나열입니다. 

 

자신이 한 남자아이를 죽였으며 그 사실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자신에게 등을 돌릴것이 두려워 가족에게조차 차마 말할수가 없다.

사형수 '스튜어트 해리스'에게 보내온 첫번째 편지에서 조이가 밝힌 심경입니다. 조이의 편지가 한통한통 늘어가면서 처음의 충격적인 고백의 실체에 다가갑니다. 한 소녀의 마음의 상처의 원인을 되집어 올라가면서 진실이 드러나는 구성을 보면, 성장소설이라 할수있는 이 이야기가 어째서 추리문학상인 에드거상을 수상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갑니다.

 

파티에서 조이가 첫눈에 반한 소년은 '애런'이었습니다만 정작 그녀가 사귀게 된것은 애런의 동생인 '맥스'였습니다. 형제와의 삼각관계라면 해피엔딩을 기대하기는 무리이지요. 결국 이 불안한 관계는 한명의 죽음과, 조이에게는 치유하기 힘든 상처와 죄책감을 남깁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괴로워하던 조이는 자신을 이해해줄 것 같은 사연을 지닌 스튜어트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모두 열아홉통의 이 편지들은 일종의 고해성사가 됩니다. 이 고해성사로 인해 조이는 가슴속에서 커져가던 묵은 상처를 치유해 나갑니다. 편지를 읽고 있는듯한 형식이 고해성사를 하는 소녀의 마음에 더 깊이 들어가게 합니다.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간에 사람은 누구라도 실수와 잘못을 되풀이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사람인 이상 잘못을 저질렀다면 당연히 죄책감이 따르겠지요. 그러나 그 죄책감에 사로잡혀 언제까지나 자신을 옭죄인다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상처입고 상처가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그러면서 배우고 성장해 가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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