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매뉴얼 - 내 인생에 매뉴얼이 필요하다면 그건 섹스일지도
펠리시아 조폴 지음, 공민희 옮김, 폴 키플, 스카티 레이프스나이더 그림 / 큐리어스(Qrious)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다. 섹스와 연인관계 전문가라는 여성 칼럼니스트가 쓴 '섹스매뉴얼'이다.

 

처음 이책을 펼쳐 들었을때 조금 놀랐다. 어떤 의미에서 그렇냐 하면, 첫인상이 '카메라 매뉴얼처럼 차근차근 군더더기없이 알려주는 섹스매뉴얼'이라는 책 소개 문구 그대로여서였다. 내용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마치 어떤 전자제품을 사고 나서 그 설명서를 펼쳐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잘 편집된 책이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가수 박진영이 '섹스는 게임이다'라는 발언을 해서 화제가 되었던 게 생각이 나는데 게임에도 매뉴얼이 있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면 벌써 나왔어야 할 책인지도 모르겠다. 그 발언에 별로 공감하지 않는 입장에서 봐도 이책은 무척 참신하게 보인다.

 

성교육 서적과 같은 고리타분함 느낌은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외설적이지도 않다. 섹스의 기본 메커니즘에서부터, 준비단계, 교감과 전희단계, 다양한 보조기구에 대한 설명과 사용법, 체위, 오르가즘, 성을 즐기는 그밖의 다른 방법들, 바이브레이터와 같은 악세서리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위생과 질병문제에 이르기까지 언뜻보기에는 빠진것이 없는 것 같은 포괄적인 내용인데, 설명은 의외로 담백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한눈에 들어오는 깔끔한 삽화와, 보충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팁으로서 잘 정리되어 있다. 확실히 이책이 비슷한 주제의 다른 서적과 가장 차별화 되는 점이라면 디자인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이 미성년자의 손에 들어가거나, 본래의 용도 이외의 외설적으로 사용 될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삽화가 마음에 든다. 한손에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라는 점도 장점이 될수 있을 것 같다.

 

'한번도 교육받을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 필수지식과 다양한 테크닉을 간편하고 빠르게 습득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 책의 취지는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서는 다소 메리트가 없어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문교육기관이 있어서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것도 아니고, 가내수공업처럼 집안의 비법을 물려받는것도 아니며, 도제식으로 참된 스승에게서 기술을 전수받는것이 아니라, 그저 본능과 경험에 의존하고 기껏해야 야구 동영상을 무분별하게 모방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와같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책은 지금보다 쾌적한 삶을 영위하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용하는 자신의 스마트폰 기능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다. 정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출시되는 기기들이지만 쓰지를 않으니 좀처럼 그 진가를 발휘할 기회가 없다. 유용한 기능들이 많은데, 기왕에 보유하게 된 것이라면 탑재된 기능들을 디테일한 부분까지 제대로 알고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 더 뿌듯하고 만족스럽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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