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케이스 속의 소년 니나보르 케이스 (NINA BORG Case) 1
레네 코베르뵐.아그네테 프리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덴마크와 리투아니아를 무대로 한 북유럽 소설.

덴마크 출신 두 여성 작가 '레네' 앤 '아그네테' 의 공동작품이다. 이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이지만 이미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그 밖에도 유명한 추리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원래는 둘다 판타지와 아동문학을 쓰던 작가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범죄 스릴러와는 차별된 시선이나 표현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무대는 주로 덴마크. 코펜하겐의 적십자 센터에서 일하는 간호사 '니나'는 날마다 폭력 피해여성이나 학대당하는 아이들을 접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불법 입국자라는 약점이 있기 때문에 이용당하고 폭력을 당해도 무기력하지만, 시설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이 날 오전에도 상처입고 시설로 도망쳐 온 우크라이나 여자가 가해자인 약혼자라는 남자에게 다시 끌려간 직후.

 

그런 때에 옛친구인 카린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기분 전환을 겸해 카린이 기다리는 카페로 간 니나는, 패닉에 빠져있는 친구로부터 자기대신 코인로커에 있는 짐을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무언가 나쁜일에 연류된 걸까. 코인 로커 안에는 무거운 슈트케이스가 들어있었다. 차가 있는 곳까지 간신히 끌고와 열어보니 그 안에는 알몸의 남자 아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3세 정도의 어린 아이. 약같은 것에 취해 잠들어 있다.


경찰에 연락하려던 니나는 코인 로커를 향해 격렬하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한 남자를 목격한다. 남자가 발로 차고 있던 것은 그 슈트 케이스가 들어있던 로커였다. 니나는 남자가 찾고 있는 그것을 자신이 빼돌렸으며 아이를 데리고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같은 무렵, 리투아니아의 한 병원에서 눈을 뜬 '시기타'는 아들이 자취을 감추어 버린 것을 알고 당황하고 있었다.


복지수준이 높은 북유럽의 국가들은 구 소련에서 분리해 나온 국가들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풍족하다. 게다가 바로 이웃하고 있다는 점도 있어서 불법 입국자가 끊이지 않는다. 스스로 원해서 동구권에서 밀입국해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친부모에게서 팔려오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 아이들은 폭력에 의해 착취당한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니나는 이것을 용납할 수 없다. 니나에게는 어떤 트라우마가 있어서 남편과 아이를 남겨 두고서까지 타지로 자원봉사를 할 만큼 사람을 돕는 데에 불타고 있다.

 
시기타의 과거와 슈트 케이스를 찾는 자의 모습에서 알몸의 아이가 들어있던 이유는 곧 짐작할 수 있다.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다. 등장 인물도 그렇게 많지 않고, 북유럽 소설로서 꽤나 익숙한 전개이다. 다만, 이 소설의 매력은 곧 니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큰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니나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성장해 간다. 스릴러소설이지만 여류 작가 특유의 섬세함이나 온기같은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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