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식상한 듯 하면서도 이제는 읽지않고는 두고두고 마음이 편치않은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입니다. 무조건 재미있습니다. 먼훗날, 언젠가는 이 작가의 스타일에 질리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줄곧 홀릭신분을 유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딱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는것도,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남는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더글라스 케네디의 단골손님으로 남아있을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이 작가가 타고난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라고 해야겠지요. 단지 훌륭한 반전이나 심금을 울리는 깊은 감동과 같은 어느 한 요소만으로는 설명할수 없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쉬고싶지 않게 만드는 균형잡힌 템포,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뒤에 인자한 스승처럼 찾아오는 현자타임... 나와 내주변의 모든 사람들, 세상과 이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궤적을 더듬으며 무언가 반성 비슷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작품 <파이브 데이즈>의 주인공은 병원에서 20년째 영상의학과 촬영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40대 여성 로라입니다. 남편 댄과 결혼한지는 올해로 23년째, 슬하에 19살의 아들 벤과 17살의 딸 샐리를 두고 있습니다. 남편과의 금술로 말하자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열정은 이미 사그러든지 오래고, 오늘도 무사히 흘려보냈다는 느낌으로 그냥그냥 유지해오던 가정생활은 남편이 실직한 이후로 힘든 나날이 되어버렸습니다. 남자는 밖으로 나가서 일을해야 인간이 된다는데, 놀고있는 남편은 의기소침해지고 매사에 예민해져서 짜증스럽고 잔소리쟁이에다, 그래서 로라로 하여금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전혀 느낄수 없게 합니다. 남편은 이제 완전히 자격지심에 짜증맨이라 어떻게 보듬어 보려해도 본인이 완강하게 밀어내기만 하니 같은 극의 자석처럼 서로 겉돌기만하고, 힘든 로라는 환자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요즈음 부쩍 감상적이 되어있습니다. 

 

이 불행한 느낌의 중년여성이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보스턴에서 방사능관련 학술포럼에 참석하게 되는데 이 기간이 5일입니다. 고작 5일동안 로라의 암울한 삶은 대반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운명같은 사랑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소재가 무엇이든 간에 여느때의 반전 스토리는 건재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로맨스도 로맨스지만 가족구성원 저마다의 깊은 이야기가 가슴에 남습니다. 나는 내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알고 있는가. 더이상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후회할 일은 하지 말자 등등의 생각을 합니다. 또다시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어김없이 현자가 되어 사색에 잠깁니다.

 

살아오는 동안 우리는 누구나 크고작은 마음의 상처들을 입습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런 상처를 치유하는 노하우도 풍부할테지만 그렇지 못한 보통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는 다시 주위에 전염되기 쉽상입니다. 내 기분때문에, 혹은 내 처지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더더군다나 어린시절에 입은 마음의 상처라면 회복이 불가능할만큼 더욱 치명적이지요.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인생이 꼬이는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후회할일은 하지말자.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하다. 지나간 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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