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은 끝났다 - 어느 명문 로스쿨 교수의 양심선언
브라이언 타마나하 지음, 김상우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 로스쿨의 사정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에서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브라이언 타마나하 교수가 미국 로스쿨의 속사정에 관해 폭로한 내부 고발책입니다. 지금까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로스쿨의 진짜 모습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우선 로스쿨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액의 등록금인 듯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을 마련할수 없어 학자금 대출제도를 이용해 학업을 마치지만, 몇몇 명문 로스쿨을 제외하면 그 대출금을 무리없이 갚아나갈 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게 되는 경우는 드물고, 그나마 하위대학으로 내려갈수록 정식 변호사로 일할수 있는 기회마저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로스쿨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데에 있습니다. 졸업후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상환해야 하는 대출을 받아가며 학업을 마칠수 있는 이유는, 졸업후에 찾아올 장밋빛 희망을 보기 때문인데, 이런 근거없는 희망을 품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로스쿨의 홍보방식에 있습니다. 미국 로스쿨은 하위교를 포함해 90%이상의 졸업생이 졸업 후 9개월 사이에 취직하였으며, 연간 급여의 평균치는 16만 달러라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실제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예를 들자면, 졸업후 마트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사람도 구직자로 카운트하는 식입니다. 혹은 구직희망없음, 진학희망 등의 이유를 붙여서 표본에서 탈락시킵니다. 심지어는 백수상태의 졸업생을 조사기간 동안에만 시급 10 달러짜리 연구 보조 또는 인턴으로 임시고용해 이것을 구직자로 합산해 카운트 하기도 합니다.

 

연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상과는 다르게 교묘하게 고액연봉자들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써서 지원자들을 호도합니다. 미국 로스쿨이 고액의 학비에도 불구하고 존속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허위에 가까운 이러한 홍보방식이 큰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로스쿨의 입장에서 이렇게 무리하게 학생유치에 열을 올리고 등록금을 올리는데에 혈안이 되는 이유는 역시 돈, 기업논리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로스쿨 교수들은, 고액의 보수를 확보하고 1인당 강의 시간을 줄이는데 사력을 다해왔습니다. 학교의 입장에서도 좋은 교수들을 모셔오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경쟁하였고 결국 이것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부담으로 돌아왔습니다. 또한 특정 언론의 로스쿨 랭킹 시스템에 의한 로스쿨 간의 경쟁심화등 외부의 원인도 많습니다.

 

2005년 이후, 미국 로스쿨 지원자는 감소하고 있습니다.런 미국 로스쿨의 허상을 말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바보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로스쿨의 사정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이미 공급과잉의 진수를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대학 졸업자와 기업논리로 똘똘뭉친 대학등, 우리의 교육시스템을 보면 특별히 우리만은 예외일 것이다라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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