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페스티벌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연애소설인 것처럼 혹은 성장소설인 것처럼 위장한 다음에 시종 무거운 분위기로 수수께끼를 끌고가는 이 작가의 스타일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진지해지는 라이트노벨과 같은 맛도 없지 않지만, 울적함을 즐깁니다.

츠지무라 미즈키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재기발랄한 작가라고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나오키상 수상작가로서의 신뢰감같은 것까지 풍겨오는 그녀입니다. 이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초창기 작품을 꺼내서 되새김질 해봐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됐습니다.

 

무쓰시로라는 산간 시골 마을에서는 매년 록 페스티벌이 있습니다. 정식명칭은 '무쓰시로 락 페스티벌'이라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생인 히로미는 공연이 한창이던 도중에 청중들 사이에서 이 마을 출신인 8살 연상의 여배우 유키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좋지않은 소문이 돌던 그녀에게 히로미는 매료됨과 동시에 그녀가 생각하는 마을에 대한 복수에 말려 들어가게 됩니다.

유키미의 매력과 그녀가 말하는 검은 진실에 의해 히로미의 평범한 일상이 뒤집혀 갑니다.


8살 연상의 미모의 여배우와 이성적으로 친밀해지는 생각지도 못한 처지가 된 그 나이 또래의 남학생이 상대를 대할때의 느낄법한 의기소침이랄까 얼떨떨함이랄까 그 감정이 근지러워질 정도로 이입되서 부끄럽기도 하고, 여느때의 츠지무라 미즈키다운 비극적인 전개에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남녀 사이의 연애 묘사는 처음인 듯 해서 여기에도 조금 놀랐습니다만, 그렇다고 연애요소 이외에 본격적인 연애소설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확실히 이번에는 적지 않게 주인공에게 공감한 탓도 있어서 연애적인 요소가 크게 다가왔지만, 전체적으로는 공동체 내부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도 서슴치 않는 인간의 무서움이랄까, 외부와 괴리된 그 폐색감이랄까 그러한 섬뜩함이 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미스터리라고 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내내 감도는 불길한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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