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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정원 - 히틀러와의 1년, 그 황홀하고도 고통스런 기억
에릭 라슨 지음, 원은주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루즈벨트 정권의 독일 대사인 윌리엄 도드와, 나치스의 활기와 나치스에 대한 독일인들의 열광에 매료된 자유분방한 딸 마사의 시점에서 바라본 1933년부터 1934년 무렵의 베를린입니다.
저자의 전작인 <화이트 시티>를 뛰어넘는 악마의 소굴로서 나치스 치하의 베를린이 그려져 있습니다.

나치스 내부의 대립에 의한 사사로운 범죄들이나 폭행도 포함해 독일 제 3제국과 그 위험한 리더를 선명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도드 대사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나치스의 권력가들에 의해 보여지는 화려한 세계에 현혹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치식 경례를 하지 않은 미국인에 대한 시민들과 돌격대의 무차별적 폭력, 가혹한 감시, 친구에 대한 협박이나 박해, 관료 세계 뒤에 잠복해 있는 광신등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일단은 논픽션이지만, 유태인 학살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을 규탄하는 도드 대사나, 딸 마사가 게슈타포 최고 권력자였던 루돌프 딜스와 격렬한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마치 한편의 시대극을 읽고 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단지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스의 잔학성의 상세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대사의 신분으로 접한 히틀러라는 인물이나, 은밀하게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독일의 위협을 감지해 미국 본국에 환기를 재촉하지만, 대사의 주된 임무는 독일 국내의 유태인 문제와 같은 타국의 자치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독일의 채무의 변재를 이행하게 하는것이 우선이었다는, 그래서 정작 세계대전이 발발할 것 같다는 염려가 무시되어 버린, 독일에 대한 미국 외교 정책의 현실, 독일 고위관리나 다른 유럽 제국으로부터 파견된 외교 관계자들과의 교류 등, 당시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던 히틀러 대두의 역사가 독일 주재 미국 대사의 시선으로 꼼꼼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일반인이 느끼는 독일 국내의 높아지는 위험성의 묘사를 통해 당시의 이상한 사회 상황을 체감할수 있었습니다. 전쟁사가 아닌 제 2차 세계대전 발발 전의 역사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히틀러가 어떤 경위로 독재자로서 절대적인 권력을 쥐게 되었는지 라던가, 독일 내부의 권력 투쟁, 히틀러 이외의 역사적인 인물 들에 대한 상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