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종료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
빈스 플린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이번에 읽은 책은 하이테크 스릴러에 있어서는 이미 톰 클랜시와 같은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빈스 플린'의 데뷔작 <임기종료>.

이소설 조금 주목할만한 전력이 있는데, 초판만 100만부에다 각 언론사 순위 베스트를 휩쓸만큼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그 출판 과정은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원고를 들고 찾아가는 곳마다 퇴짜를 맞고 자비출판으로 결국 대성공을 거뒀다는 저자의 석세스 스토리를 듣고나서 제일 먼저 갖게된 인상은 아마도 이 <임기 종료>가 작품성은 있지만 난해한 매니아 취향의 소설이 아닐까 하는 것.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대중성 때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어서 출판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권력층의 파워게임이나, 하나의 안건을 둘러싼 정부와 각 기관들, 의원들의 이해관계와 그 막후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미합중국 대통령인 스티븐스의 임기종료를 일년 앞두고 재선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대통령의 보좌진은 이번 예산안을 반드시 통과시키려 한다. 과반수 이상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현역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데는 일단 성공하지만, 투표 전날 재정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상하원 의원 3명이 정체를 알수없는 킬러들에 의해 암살당한다. 사건 직후 대통령에게 재정법률 도입을 요구하는 범인의 요구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자 또다른 암살사건이 이어진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 소위 정치스릴러로 분류되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이 주로 멋들어진 스토리텔링에 치중한다고 하면, 빈스 플린의 경우는 정계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에서 비롯된 디테일한 묘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이런 전문성이 실제 군의 고문 역할을 맡았다고 하는 톰 클랜시와 비견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물론 스피디한 문장이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도 건재해서 600페이지가 넘는 적지 않은 분량이 모자라게 느껴질 정도.

 

흉흉한 음모설이 사실처럼 나돌고 이것을 믿는데에 거부감이 없는 현실에는 신물이 나지만, 이런 음모론이라면 얼마든지 대환영이다. 한국어로 소개된 빈스 플린의 소설은 현재 이책을 포함해서 모두 5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