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 - 열심히만 살아서는 안 되는 충격적인 이유
로버트 링거 지음, 최송아 옮김 / 예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두고 '세스 고딘'은 "가장 악랄한 자기계발서"라고 했다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일 뿐이다. 사실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누구도 입에 담기를 꺼려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진실. 더더군다나 이 책의 초판이 출판된 때가 1973년, 당시의 정서로는 돈을 쟁취하는 방법을 긍정적인 시선에서 말하는 것은 터부시 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정곡을 찌르는 이책이 주목을 모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서두의 경고처럼  정말로 이책을 악랄하게 받아들일 사람도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경제활동에 있어서 돈이나 성공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 즉, 평소에 금전적인 이득을 초월해서 경쟁자와의 아름다운 파트너쉽을 추구하며, 내가 손해를 봐서 얻은 이득으로 상대방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는 사람은 이책과 거리를 두는 편이 좋겠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이득을 취하자는 정말로 악랄한 수법에 대한 것은 아니고, 나의 약점을 호시탐탐 노리는 맹수들이 우글대는 정글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말하자면 약탈이 아니라 생존방법에 대한 조언이다. 빈털털이로 무작정 뛰어든 부동산 중개업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되기까지 수없이 뒤통수를 얻어맞고 뼈아픈 수업료를 내며 깨우친 것들. 느릿느릿한 거북이가 얕잡아보이지 않고 약삭빠른 토끼들에게 승리하는 법. 중요한 것은 언제 파기될지 모를 상호간의 신뢰나 입에발린 칭찬, 순간의 만족감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손에 거머쥐는 이득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시장은 제로섬 게임의 장이다. 누군가가 이득을 취한다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기 마련이고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느 쪽에 서 있기를 원하는가? 우리는 분명 돈을 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 그렇게 손에 거머쥔 돈의 쓰임새가 나 자신의 행복이든 가족의 부양이든 자선활동이 되었든간에, 게임에 참여한 상태에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돈이다. 시장이라는 게임에 참가한 이상 그 목표는 샐러리맨도 사장님도 모두 동일하다. 그리고 그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결국 프로이지 아마추어가 아니다. 냉혹한 세계에서 프로의 수법을 알지 못하고서는 아마추어는 프로들의 금전창구 역할을 담당하게 될 뿐이다. 교활한 토끼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만만한 거북이로 보여서는 안된다. 얕잡아보이지 않고 내 노력의 댓가를 당당하게 취하자는 것이 결코 악랄한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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