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드 매치드 시리즈 1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이제껏 이렇게 심오한 세계관을 가진 영 어덜트 소설이 소개된 적이 있었던가? 아마도 없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조지오웰의 1984를 연상시키는 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단순히, 극단적인 벽으로 가로막힌 로맨스를 그리기 위한 장치로만 끝날 것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빅 브라더의 출현이 될지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겠지만.

  

가까운 미래,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소사이어티' 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소사이어티는 질서정연하고 이상적인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구축된 관리사회로서 주민들은 그 안에서 안전한 삶을 보장받는다. 대신에 이곳은 직업을 선택할 자유도, 연애의 자유도 없으며, 심지어는 죽는 날짜까지도 정해져 있다. '분서갱유'로도 비유될 수 있는, '생각, 사상의 통제'가 당연시 되는 사회다. 자유와 맞바꾸어 누리는 평화인 셈이다. 17살의 소녀 카시아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  

 

카시아는 '매칭 파티'라는 시스템에 의해 또래 소녀들의 우상인 소꿉친구 잰더와 결혼하도록 정해지지만, 그 직후에 일어난 불가해한 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결혼상대가 잰더가 아닌 카이 마켐이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게 된다. 카이는 신분을 숨기고 있지만 실은 소사이어티에서 낙인찍힌 '일탈자'로, 매칭상대가 될 자격이 없다. 그렇지만 카이를 알아가면서 카시아는 금지된 사랑에 눈을 뜬다.

 

디스토피아란 안티 유토피아, 즉 이상향이어야 할 유토피아가 이상과는 동떨어진 절망적인 상태가 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소설에는 그러한 기조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틀림없이 불합리한 사회를 그리고 있지만, 그로 인한 저항감이나 불합리함이 절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로맨스보다도 소사이어티를 축으로 한 미래사회의 디테일한 모습이나 분위기에 더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조금은 아쉬운 전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시리즈의 첫작인만큼 그것을 앞으로의 이야기에서는 더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었으면 한다.

 

선택의 권한이 없는 사회에서 소녀는 금지된 사랑을 선택하려고 한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매치드의 중심축은 어쨌든 로맨스. 소녀의 마음의 흔들림을 독백으로 써내려가는 이 이야기는 판타지지만, 현실 세계가 겹쳐보이는 미래의 일들은 하나 하나가 가볍지 않다. 신선한 러브 스토리다. 실패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이 사랑의 종착역은 어디가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