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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분홍 코끼리 -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유쾌한 대화습관 15
빌 맥파런 지음, 이홍상 옮김 / 이마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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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기계발서를 읽은 횟수로 보나 기간으로 보나 어지간한 내용에는 귀가 번쩍 뜨이지 않는 중급 이상은 되는 독자인데다가, 자기 계발서라는게 일단 나의 문제를 자각하고 나서, 그것을 해결,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손을 대는 것이다 보니까 '아니 내가 이런 문제가 있었다니!' 하고 새삼스레 놀라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내가 이렇게 많은 분홍코끼리를 거느리고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조금 당혹스럽다.
분홍코끼리라는 영어표현은 언젠가부터 그자리에 버티고 있는 골칫거리, 또는 너무나 자명하지만 어느 누구도 거기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는 그런 거북한 문제를 가리킬때 쓰인다고 하는데, 일단 한국인의 정서로는 썩 명쾌하게 와닿는 뉘앙스는 아니다. 상의를 탈의한 똑같은 차림새의 행렬속에 생뚱맞게 하의를 탈의한 사람이 한명 섞여 있는 그런 그림인가? 이책 안에서는 우리가 깨닫지 못한채 대화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정적인 표현들, 부정하려고 하는 내용을 오히려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는 부정어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 이 분홍코끼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의 말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누군가 일깨워주기 전까지는 스스로 깨닫기가 힘들다.
유명 방송인이자 컨설턴트인 저자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분홍코끼리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반면에 올바른 대화법이 어떻게 긍정적인 상황을 불러오는지를 에세이 처럼 풀어나간다. 칭찬과 배려,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기, 듣는사람의 마음 사로잡기, 더 깊이 이해하고 소통하기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는 유쾌하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대화습관에 대한 내용이지만 캐스터 출신답게 단어나 문장 자체에 대한 언급이 많은 편이라서 메일이나 블로그처럼 텍스트로 소통을 하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는 자신의 글쓰는 습관을 돌아보고 가다듬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말이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지는지는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때로는 겸양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으로 애써 선택해서 사용하던 표현들까지도 어김없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분홍코끼리였다면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이쯤되면 코끼리가 아니라 모기나 체체파리에 가깝다. 피부색은 예쁘지만 우선적으로 박멸되어야 마땅한 품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