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씽킹 - 행동심리학이 파헤친 인간 내면에 관한 매혹적 통찰
해리 벡위드 지음,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행동심리학을 다룬 서적중 최신간의 부류에 들어가는 책이다. 최근의 트랜드인 만큼 이 분야의 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런데도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입담 좋은 저자들에 의해서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업그레이드 되어 나타나기 때문일까. 어쨌든 재밌다. 과학에세이 분야에서 만큼은 한동안 '말콤 글래드웰'이 최고라고 생각해 왔지만, 아 세상에는 말콤이 아니더라도 글을 편안하고 재밌게 잘쓰는 저자들이 많이 있구나 새삼 느낀다. 훈장처럼 자랑스레 띠지에 박힌 '2011년 전세계가 주목한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말은 신뢰해도 좋을 것 같다.

무엇이 우리가 선택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이끄는가?
저자 '해리 벡위드'가 이책을 통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선택, 행동을 하게 하는 우리 안의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것이다. <행동 심리학이 파헤친 인간 내면에 관한 매혹적 통찰>이라는 부제처럼, 우리가 생각과는 달리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존재인지를 다양한 실험과 실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책이 재밌는 이유는 어떤 특별한 결론이나 메세지보다도, 보여주고 있는 사례들이 기존의 것들과 중복되는 것이 많지 않고, 또 앞서말한 것처럼 그것들을 친숙하게 풀어나가는 저자의 필력 때문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NBA 평균 슈팅 성공률에도 못 미치는 '코비 브라이언트'를 최고의 해결사라 생각하는가? 라는 물음에서부터, 우리를 열광시키는 스타들이 한결같이 키가 작은 이유까지,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인간의 행동양상에 대한 흥미로운 고찰이 이어진다. 읽다보면 이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되는 시추에이션이란 말인가 싶은 황당한 것이나, 진짜?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서프라이즈한 사례들이 난무한다. 그런데 이런 '바보바보'의 모습이 바로 일반적인 우리들의 행동양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오는 놀라움은 이책에서 말하고 있는 인간심리의 특성 중 하나인 "우리는 놀라움을 갈망한다" 에 부합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행동심리학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책은 무작정 흥미를 유발하는 책이기만 한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다만,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을 행동경제학이라던가 자기계발서 형식으로 다루고 있던 기존의 책들과는 확실히 접근방향이 다르다. '이러한 인간의 성향을 알았다면 그것을 우리가 마케팅 적으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것. 줄곧 이와같은 마케팅적인 시각에서 견지하고 있다. 확실히 그러한 것이, 이책에서는 말콤 글래드웰조차도 통찰력있는 마케터로 표현할 정도니까.

'기대이론'이라는 게 있다. 우리는 우리가 기대한 대로 맛을 느끼고, 기대한 대로 보며, 경험할 것이라고 기대한대로 경험한다. 그래서 유명 레스토랑에서 평범한 피자헛 피자를 내놓아도 그 맛에 감탄을 연발하고, 죽은 친구를 추모하는 통렬한 연설이라도 평소에 웃기기로 유명한 사람의 입을 통해 들으면 웃음을 터뜨리는 일이 벌어진다. 브랜드를 몰랐을 때는 더 많은 사람이 펩시콜라가 맛있다면서도, 브랜드를 알려주면 압도적으로 코카콜라가 맛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가 무슨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많은 경우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발모제라 속이면 물과 기름에도 머리가 자라고, 청소가 운동효과가 있다고 들은 청소부들은 실제로 건강해진다. 그래서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약속한 효과를 본다. 이런 기대 심리가 만약 특정 회사의 브랜드에 대한 것으로 이어지면 어떻게 될까? 최고의 마케터들이 이런 인간의 행동양상을 놓칠리 없다. 이미 우리가 아는 모든 광고에서 이러한 행동양상들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공략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의외로 비이성적이고 상식을 깨는 것 천지다. 물론 모두 마케팅의 재료로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경제학이든 마케팅이든 그밖에 뭐가 됐든!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을 아는 것이다. 아무리 메카닉화되고 디지털화 된 21세기 공상과학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간의 본질까지 뒤바뀐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진정 어떤 존재이며,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비결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손자병법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좀 알고 살자. 그리고 기왕이면 이렇게 재밌게 알면 더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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